2016년 11월 3일 목요일

20대를 위한 조언

수업 중에 한 학생이 질문했다. 20대에 반드시 해야 할 지성인의 준비는 어떤 것이냐고.

1. 책벌레가 되라. 정보의 시대에는 정보를 취득하고 정리하고 분석하고 활용하는 일에 능숙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별히 일간지의 순발력, 주간지의 분석력, 월간지의 비평력, 베스트셀러의 동시대적 감각, 고전의 은은한 깊이를 모두 골고루 구비해야 한다. 그러면 어떠한 종류의 사고를 가진 사람과도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고 각자에게 긴급하고 긴요한 필요들을 채워주는 사람으로 준비된다. 신문지만 펼치는 사람들의 사고는 민첩하나 경박하고, 주간지만 펼치는 사람들의 사고는 신중하나 자신의 고유한 분석력은 무뎌지며, 월간지만 보는 사람들의 사고는 다소 원숙하나 시세를 따라가는 순발력이 떨어지며, 베스트셀러만 보는 사람들의 사고는 세련되나 현장감이 둔해지며, 고전만 읽는 사람들의 사고는 은은하고 심오하나 현실에 뿌리박지 않은 뜬구름 지식인의 헛기침 내뱉기에 민첩하다. 다양한 장르의 글들을 골고루 섭렵하고 섭취하고 종합해야 한다.

2. 무수한 인격체와 접촉하라. 책벌레의 문제는 독자의 일방성에 있다. 텍스트는 반응하지 않고 그저 독자의 눈길이 머물면 그때서야 정해진 반응을 보인다. 그저 순응적인 텍스트에 길들여진 책벌레와 대화하면 답답하다. 그에게서 태도의 독선과 주장의 일방성이 느껴진다. 이는 예측이 불가능한 타인과의 인격적인 소통의 부재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생각한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서로가 서로에게 정해지지 않은 언어와 생각을 섞기 때문에 상대의 입장을 예단하지 않고 주의를 기울이고 경청하게 된다. 경청의 태도는 소통의 영순위 기본기다. 경청의 태도로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성품을 존중하고 배려하고 부지런히 교류한 사람들은 소통의 감각이 남다르다. 대화의 완급과 경중과 명암 조절에 능숙하게 된다. 이렇게 준비된 사람들은 사회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어떻게 다가가고 대화하고 관계를 맺어가야 하는지를 누구보다 신속하게 파악하고 능숙하게 대처한다.

3. 문화가 다른 지역에서 살아보라. 언어와 민족과 문화가 완전히 다른 지역에서 산다는 것은 그 자체가 총체적인 학습이다. 좋은 성적이나 졸업장을 취득하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타지에 체류하는 기간동안 경험한 모든 것들이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청년의 재산이다. 소통을 위한 공통의 토대가 전무한 곳에서도 소통을 연습한 사람은 기본적인 공감대가 깔린 한국 안에서는 어떠한 사람과도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시간이 흐를수록 타지에서 살 기회는 줄어들고 체험의 효과도 떨어진다. 청년의 푸르른 때에 세계의 다양한 문화와 인종과 언어와 문화와 지역을 경험하라. 그게 전부는 아니지만 후회가 없으며 경험하지 않는 것보다는 훨씬 유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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