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28일 금요일

자정의 소리

부엌에서 낯선 소리가 방문을 두드린다
자정이 가까운 이 시각에
한번도 모습을 드러낸 적 없는 소리였다

궁금증이 문을 열고 마주친 장면은
아침밥을 미리 준비하기 위해
쪼그리고 앉은 아들의 등이었다

암투병을 하는 엄마를 돌보다가
주부의 기질까지 몸에 올라탄 아들을 본다

눈가에 고인 물기의 온도가 올라간다

다가가서 아들을 꼬옥 껴앉았다
그것은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말이었다

아들의 등에
촉촉한 고온의 마침표가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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