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11일 금요일

[펌글] 독이 되는 부모

 우리나라 어린이와 청소년의 행복지수는 OECD 회원국들 중 꼴찌를 차지한다. 청소년 자살원인 1위가 ‘가정문제’로 전문가들은 이러한 아이들의 불행과 일탈의 배경에는 부모의 영향이 크다고 이야기한다. 부모라면 무엇보다 아이가 행복해지기를 바라면서 최선을 다해 키우지만 사랑한다는 미명하에 아이의 마음에 생채기를 남기는 일이 많다.

최근 ‘자녀 인생에 독이 되는 부모’를 일컫는 ‘독친(毒親)’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고 한다. 독이 되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자존감이 낮은 것은 물론이고, 평생을 힘겹고 불행하게 살아간다. 더 무서운 것은 이러한 삶이 자식에게 그대로 대물림되어 부모가 뿌린 감정과 정신의 씨앗이 자라 아이들의 삶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독이 되는 부모 밑에서 자란 사람들의 삶은 늘 괴롭고 자존감에 상처를 입고 자기 파괴적인 행동을 하는가하면 사랑할 줄도 모르는 가운데 삶이 무력하다고 말하고 있다.

저명한 심리전문가 수잔 포워드 박사의 ‘독이 되는 부모가 되지 마라’는 자식에 대한 ‘사랑의 의미’와 ‘올바른 부모상’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한다. 어린 시절의 상처를 치유하고 극복하는 방법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설명하고 있어,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삶에 대해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든다. 쉽게 이해하면서 내 안에 쌓여 있는 ‘독’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떠한 과정을 통해 가정이 파괴되는지 그리고 반응이 아니라 대응을 통해 방어기제를 깨고 자존감을 회복하며 부모가 준 상처를 어떻게 치유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지침들이 실려 있다. 이를 통해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반추해보면서 힘든 삶이 대물림되지 않도록 앞으로의 삶의 과정에 어떻게 적용해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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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이 되는 부모의 여섯 가지 유형과 자녀문제

1. 신처럼 군림하는 부모

부모로부터 분리되는 과정은 사춘기와 청소년기에 극에 달한다. 이 시기에는 부모의 가치와 의미, 권위에 적극적으로 저항하게 된다. 독이 되는 부모는 이러한 자녀들의 행동이 자신에게 반항하거나 자신의 인격을 모독하는 행동으로 여겨 아이들을 위협한다. 아이로 하여금 자신에게 의존하게 만들고, 깊은 절망감을 느끼게 만들어 스스로를 방어하는 것이다. 자존감에 상처 입은 아이는 더욱 의존적이 되어 부모가 자신을 완벽하게 보호해주며, 모든 걸 다 해줄 거라고 굳게 믿게 된다. 감정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박해를 받지 않으려면 독이 되는 부모의 행동에 책임을 물어서도 안 되며, 그대로 믿고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독이 되는 부모의 자녀들은 ‘부정’이나 ‘합리화’같은 방어기제를 만들게 된다. ‘부정’은 가장 원시적인 동시에 가장 강력한 힘을 지닌 심리적인 방어기제로 고통스러운 삶의 경험에 근거해 현실을 바로 보지 못하게 한다. 심지어 부모가 어떻게 했는지 잊어버리고 존경하도록 만들기도 한다. 부정은 우리의 감정적인 압박감을 토대로 하는데, 그 기간이 길면 길수록 더 큰 압박감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얼마 못 가 주저앉게 된다. 그리고 보다 정교한 방어 수단인 합리화는 고통스럽고 불편한 내용에 대해 ‘그럴 듯한 이유’를 내세워 회피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게 한다.

 2. 의무를 다하지 않는 부모

아이들에게는 의, 식, 주와 보호받을 권리와 같은 물리적인 기본적 권리와 더불어 감정적으로 소중하게 양육 받고 정서적으로 존중받으며 자신에 대한 가치를 고양하도록 양육 받을 권리, 아이다울 권리가 있다. 부모가 정서적으로 불안정하거나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해 책임을 다하지 못하여 아이가 부모 역할을 떠맡아야 한다면 그 아이는 닮아야 할 역할 모델도 없고, 존경할 만한 사람이 없다는 것은 물론 ‘동일시’할 기회마저 박탈당하게 된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을 도둑맞은 애어른이 되는 것이다. 중요한 시기에 동일시를 통해 부모로부터 배우는 것이 없으면 적절한 감정적 성숙을 기대하기 어렵고, 아이의 주체성에도 문제가 생긴다. 그런 아이는 혼돈과 적대감으로 가득 차 삐뚤어진 어른으로 성장하기 쉽다.

결과적으로 과도한 책임감은 아이로 하여금 부당한 죄책감을 느끼게 만들게 되며, 힘들고 지나치게 의존적인 사람들을 구하겠다고 애쓰느라 정작 자기 인생을 망치는 상호 의존적인 사람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문제가 많은 남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아내나 연인과 상호 의존적인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상호 의존적인 사람들은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주거나 고통을 완화해주는 것이 인생의 중요 과제이며 그 대가로 치러야 하는 감정적 어려움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 또한 완벽주의적인 모습으로 뭔가 잘못되면 상대방 탓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책을 하며 자주 부당함과 분노를 느끼면서 어른이 되어서도 고통을 받게 된다.

 3. 자식을 조종하는 부모

아이를 위해 희생한다는 것을 빌미로 아이를 조종하고 보호가 아닌 간섭을 하며 아이가 정상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방해하는 부모들이 있다. 스스로 행동하고, 탐구하고 실패를 감수하고, 체득하지 못하게 하면 아이는 끊임없이 도움을 구하고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어른으로 성장한다. 어른이 되어서도 무의식적으로 간섭받고 싶어 한다. 부모는 당연하다는 듯 아이의 삶을 좌지우지하고 조종하다 더 이상 간섭할 수 없게 되면 어쩌나 하는 공포감이 드는 순간 무기력해지며 ‘빈 둥지 증후군’을 앓는다. 아이로부터 버림받았다고 느끼고, 부모 역할을 못 하게 되었다고 생각하며 관심을 가장해서 아이에게 직, 간접적으로 간섭하기도 한다.

직접적인 간섭은 협박이 들어 있으며, 때로는 굴욕감을 느끼게 만든다. 아이의 의견을 무시하고, 아이의 욕구와 희망사항을 말도 안 되는 것으로 여기며 부모와 아이 간에 힘의 불균형이 엄청나다. 또한 간접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은근히 미묘하게 간섭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을 통해 조종하기도 하는 부모도 아이에게 상처주기는 마찬가지이다. 자식을 조종하는 이유를 감추기 때문에 그런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혼돈스러운 세계에서 자라게 된다. 경제적인 문제는 자식에게 계속 간섭하는 그럴듯한 수단이 되기도 하며일을 수단으로 사용해 자식을 모자라는 사람 취급을 하기도 한다.

 4. 술에 중독된 부모

술중독으로 부모 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부모는 미안하다는 말을 되풀이해 식구들로 하여금 비밀을 간직하게 만든다. 마치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가장하려면 굉장히 큰 에너지가 필요하며 늘 긴장해 있어야 한다. 정상적인 감정과 진실을 토대로 인격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고 부정하도록 유도하기 때문에 겉으로는 정상적인 가정처럼 생활하는 것은 아이로 하여금 큰 상처를 남긴다. 가족의 비밀을 말하게 될까봐 공포에 떨며 아예 친구를 사귀지 않으려 들고, 결국 스스로 고립되어 외톨이가 되는 쪽을 선택한다. 그러다 비슷한 비밀이 있는 사람들하고만 어울림으로써 왜곡된 의식까지 형성하기도 한다.

술을 마시는 부모가 끊임없이 비합리적이고 연민을 자아내는 행동을 함으로써, 아이로 하여금 부모 역할을 하게 만든다. 늘 남을 돌봐주며 자신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게 자기 역할이라고 믿으며 자라게 된다. 술 중독 부모를 둔 자녀들은 어른이 되면 화를 잘 내고, 우울증에 걸리며, 즐거움을 모르고, 남을 의심하기 쉬우며,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못하거나 과도한 책임감을 느끼곤 한다. 때로는 분노를 억압하는 심리적인 이유로 두통을 앓기도 하며, 술에 중독된 사람과 결혼하기도 하며, 어린나이부터 술 중독 부모의 술친구가 되기도 하여 결국 아이도 자라서 술 중독이 되기도 한다.

 5. 잔인한 말로 상처 주는 부모

잔인한 말이나 비난은 아이로 하여금 부정적 자아상을 만들어 자존감을 낮게 한다. 아이를 학대하는 부모는 직접적인 공격적인 말로 아이를 서슴없이 쓸모없다 말하며 거칠게 다루는 유형과 간접적인 언어적 학대를 하는 유형이 있다. 아이들은 말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파악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부모가 하는 농담조의 비난과 우스갯소리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인다. 독이 되는 부모들은 좋지 않은 농담을 자주, 그것도 잔인할 정도로 하면서 아이를 학대한다. 건강한 부모는 자녀가 자라는 것을 들뜬 마음으로 지켜보며 기뻐하지만 독이 되는 부모는 자식을 경쟁자로 인식하여 자녀가 자라는 걸 지켜보면서 상실감과 불안감을 느끼고, 심지어 위협을 느끼기도 한다.

심한 말 하는 부모는 대개 성취 욕구가 큰 사람들이다. 고작 실수 때문에 세상이 끝나지 않는다는 걸 알려주어야 아이들이 새로 시작하는 법을 배우고, 좌절을 딛고 일어설 힘이 생긴다. 하지만 독이 되는 부모들은 도달할 수 없는 목표와 불가능한 기대, 수시로 바뀌는 일관성 없는 원칙으로 아이들을 몰아붙인다. 그리고 어느 정도 살아보지 않고는 도저히 알 수 없는 어른스러움을 요구하기도 한다. 결국 완벽주의자인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어른이 된 후에도 부모로부터 사랑과 인정을 받으려고 순종하는 태도를 유지하거나, 부모와 다투고 새로운 인생을 살면서도 성공을 두려워하게 된다. 자식은 부모가 말하는 대로 자란다. 아이들은 부모가 내린 평가를 의심하거나 진실을 규명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부모가 자식에게 나쁜 감정이나 평가를 내리면 아이는 그렇게 되는 수밖에 없다. 말의 힘은 그렇게 큰 것이다.

 6. 신체적 성적으로 학대하는 부모

아이를 학대하는 부모들에게는 심각할 정도로 충동조절이 안 되거나 부모에게 학대를 받으며 자란 경우가 많다. 신체적 학대를 가하는 부모는 부정적 감정이 강하게 들 때마다 그런 감정을 방출하려고 자식을 공격하며, 어릴 때 경험하고 학습한 것들을 어른이 되어서 자식들에게 직접 되풀이하는 것이다. 학대하는 부모의 배우자는 자신의 공포 때문에 생긴 의존심 또는 가정을 유지하려는 욕구 때문에 아이의 학대에 침묵한다. 자신이 먼저 절망감에 압도당해 폭력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부모는 자신이 학대에 공모했다는 사실을 쉽게 부정하려 든다. 이러한 자기 합리화 때문에 학대를 받은 어린아이로 하여금 양쪽 부모 모두가 자신을 실망시켰다는 사실을 부정하도록 만든다. 그리고 부모의 성적 학대는 인간이 겪을 수 있는 일 중에서 가장 잔인하고 가장 절망적이다.

부모에게 짓밟히고 나면 신뢰도와 안도감을 회복하기가 너무나도 힘들다. 부모가 언제 불같이 화를 낼지 모른다는 불안과 긴장, 고통이 연속되는 유년기를 보낸다면 남들과의 관계에서 부정적인 기대와 경직된 방어기제만 발달한다. 그리고 아이들은 자신에게 가해지는 폭력이 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학대부모에 대한 진실을 말하면 안 되는 ‘가족의 비밀’은 학대받는 아이에게는 큰 짐이 되며, 가슴 속 엄청난 분노를 정상적으로 표출할 줄 모른다. 성인이 된 후에도 해결하기 어렵다. 자신을 학대하는 부모와 매 맞는 자신을 동일시하는 아이들도 있다. 가해자와 똑같은 특성을 갖게 되면 자신을 보호할 수 있을 거라는 환상을 갖는 것이다.

부모의 성적 학대는 인간이 겪을 수 있는 일 중에서 가장 잔인하고, 가장 절망적이다. 어린아이와 부모 사이에 존재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신뢰를 배반하기 때문이다. 어린 피해자는 자신을 공격하는 부모에게 완전히 의존하고 있는 상태여서 도망칠 곳도, 능력도 없다. 보호자가 가해자이므로, 현실은 더러운 비밀을 품고 있는 감옥이 된다. 성적학대는 유년기의 본질, 즉 어린아이의 순수를 말살해버린다. 그럼에도 피해아이들은 비난과 수치심이 혼재하며, 전부 자신의 잘못이라는 믿음을 더욱 굳게 갖는다. 이러한 믿음은 강한 자기 혐오감과 수치심을 느끼게 하고 부모를 곤경에 빠뜨려 가족을 파괴할까봐 겁이 나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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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이 되는 부모로 인한 병든 가족 체계

1. 오직 내 방식만 옳다고 하는 왜곡된 신념

병든 가족 체계, 즉 독이 되는 부모의 신념은 늘 자기중심적이고, 자기 이익만 생각하며 오직 자신의 방식만 옳다고 하는 왜곡된 신념을 가지고 있다. 독이 되는 부모는 자신들의 신념에 위배되는 외부 현실에 저항한다. 자신들의 생각을 바꾸는 대신 신념을 수호하기 위해 나름대로 왜곡된 관점을 발달시키는 것이다. 특히 말로 표현되지 않는 부정적인 신념들은 독이 되는 부모와 가족까지 지배하면서 아이의 삶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며, 아이로 하여금 부모의 행동을 그대로 보고 배우게 만든다.

2. 보이지 않는 규칙과 맹목적인 복종

부모가 만드는 규칙은 부모가 믿고 있는 신념에서 비롯된다. 부모의 규칙도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되므로 규칙은 신념의 표현이다. 공표된 규칙은 독단적이더라도 명료하며 이 신념에 저항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암묵적인 규칙은 환상 속의 꼭두각시처럼 보이지 않는 끈으로 자식을 묶어놓고 맹목적으로 복종하라고 강요한다. 따라서 가족 구성원들의 역할을 왜곡하고, 자식들로 하여금 현실을 삐뚤어지게 바라보도록 만든다. 이러한 규칙에 맹목적으로 복종하다 보면 결국 자기 파괴적인 행동을 함으로써 자멸하게 된다.

3. 가족과 다르게 행동하는 것은 나쁜 짓이라 규정하며 개인의 표현 묵살하기

건강한 가정은 가족 구성원에게 개성과 개인적인 책임감, 독립심을 북돋아주고, 아이들이 자존감을 키울 수 있도록 격려한다. 반면 건강하지 못한 가정은 개인의 표현을 묵살한다. 가족들 모두 독이 되는 부모의 생각과 행동에 따라야 한다. 무의식 수준에서 가족 구성원들은 어디가 자기 영역의 끝이고 시작인지 모른다. 서로 가까워지려고 노력할수록 다른 식구의 개성을 짓누르게 될 뿐이다. 이렇게 독립된 인격체가 되는 걸 허용하지 않는 가정에서 자라 어른이 된 사람들은 남으로부터 인정받는 것에 중독되어 끊임없이 남의 인정을 갈구하게 된다.

4. 혼돈으로 병든 가족의 ‘균형’ 유지하기

얽혀 있는 식구들은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런 데서 안정감을 얻는 환상을 유지한다. ‘균형’이라는 단어에는 평온과 질서라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하지만 병든 가족 체계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일은 외줄을 타는 것과 같다. 그러한 가정에서는 혼돈이 삶의 방법이며 그들이 의존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된다. 또한 독이 되는 부모의 모든 행동은 심지어 폭력과 성적 학대까지도 불확실한 가족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독이 되는 부모는 가족의 균형이 깨지는 걸 막기 위해 더욱 큰 혼돈을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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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이 되는 부모의 문제 해결 방법

제 기능을 하는 가족의 부모들은 삶에 어려움이 닥치면 마음을 열고 대화하면서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문제를 풀어나가며, 필요하면 외부의 도움도 받는다. 반면 독이 되는 부모는 자신들의 두려움과 좌절감을 폭발시켜 자신들의 균형 상태를 위협하는 문제를 해결하려 들며, 아이들에게 미칠 영향은 생각하지도 않는다. 이런 식의 대처법은 그들에게 아주 친숙한 방식으로 독이 되는 부모의 가장 흔한 문제 해결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부정

독이 되는 부모가 균형 상태를 되찾기 위해 사용하는 첫 번째 대처 방법으로 부정은 파괴적인 행동을 최소로 줄이고, 의미를 축소하며, 비웃어버리고, 합리화하며, 새로운 해석을 내린다.

2. 투사

독이 되는 부모는 자신들이 무능하기 때문에 아이들을 비난하며 자신들의 무능함 때문에 하게 되는 해로운 행동들을 아이들 탓으로 돌리고 아이들을 나무란다. 자신의 행동과 부족함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이 두 가지 면을 모두 사용한다. 속죄양이 필요해진 그들은 식구들 중에서 가장 약한 아이들을 속죄양으로 삼는다.

3. 방해

부모가 부모 역할을 거의 못하는 가정에서는 다른 가족 구성원들이 보호자 역할을 맡게 된다. 여기에서 약자와 강자, 나쁨과 좋음, 병듦과 건강함이라는 안정적인 균형이 생기게 된다. 이때 부모 노릇을 제대로 못하는 부모가 상담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면 가족의 균형이 크게 위협을 받는다. 나머지 식구들은 무의식적으로 이를 방해해 모두가 각자의 친숙한 역할을 유지하게 만들기도 한다.

4. 삼각관계

병든 가족 체계에서는 한쪽 부모가 아이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고 한다. 아이는 건강하지 못한 삼각관계의 일부분이 되고, 부모는 이제 서로 아이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고 압력을 가한다. 이때 아이는 부모의 정서적인 쓰레기장이 되고, 부모는 자신들이 갖고 있는 문제의 근원에 직면하지 않고도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게 된다.

5. 비밀유지

독이 되는 부모는 아이로 하여금 가족의 비밀을 유지하게 함으로써 가정을 아무도 근접할 수 없는 작은 사조직으로 만든다. 이를 통해 가족을 하나의 끈으로 단단히 묶은 다음 가정의 균형을 위협하는 것에 맞서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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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삶을 찾아 독이 되는 부모의 대물림을 끊기

 1. 악순환의 고리 끊기

현재 고통 받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겪고 있는 문제가 부모와 직접 연관이 있다는 것을 금방 이해하지 못한다고 한다. 왜냐하면 일반화된 감정의 맹점, 즉 부모와 있었던 좋지 않은 문제는 넘어가버리고 싶어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문제에 직면한다는 것은 과거라고 하는 유령과, 현재를 좀먹고 있는 악마를 떨쳐버릴 수 있는 중요한 시작점이다. 잘못된 과거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데 대해 무언가 특별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그릇된 양육 때문에 잃어버린 에너지가 얼마나 많은지 이해해야 한다. 그런 다음 이제까지 독이 되는 부모에게 얽매어 있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해야 한다. 자신이 인생의 주인이 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술 없이는 견뎌내지 못하는 부모가 있는 가정에서는 끊임없이 무언가 문제가 생긴다. 해결하기 좋은 방법은 지금이라도 부모가 모든 책임을 지고 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해 술을 끊는 것이다. 자녀가 어렸을 때 자신들이 잘못을 저질렀다는 점을 인정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태도를 보여주는 식으로 올바른 부모상을 재정립해야 한다. 인생을 조종하는 열쇠는 부모가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다시 말해 부모가 바뀌지 않고는 자신도 바뀔 수 없다는 뜻이다.

 2. 독이 되는 부모를 용서하지 마라

저자는 부모를 용서해야만 자기 자신을 좀 더 좋게 느끼거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용서가 내적 평화를 이루는 첫걸음이자 유일한 방법이라는 이야기에 전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많은 내담자들이 이미 부모를 용서했다고 단언했지만, 여전히 평화를 찾지 못한 채 스스로를 불편해했고, 방어기제를 드러내며 아무 변화도 가져오지 못했다고 한다. 용서라는 공허한 약속이 씁쓸한 실망감만 안겨준다는 것을 알게 되고 한순간의 평온함을 경험하겠지만 지속되지는 않는다.

용서를 한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 아닌 게 된다는 말과 같고, 자신들의 느낌이나 가족 간의 상호관계가 진정으로 변한 게 아니기 때문에 그녀는 대대로 대물림되는 독이 되는 부모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독이 되는 부모를 쉽게 용서하지 말라고 한다. 용서보다는 먼저 자신이 건강해지는 것이 우선이며 자기 자신을 용서해야 정서적인 건강을 억압하는 힘에서 벗어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 독이 되는 부모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만 하면 굳이 부모를 용서하지 않더라도 정신적 평화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용서에는 두 가지 면이 있다. 하나는 복수하고 싶은 욕구를 포기하는 것이고, 하나는 책임감에 뒤따르는 죄책감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것이다. 복수심은 매우 정상적이기는 하지만, 정서적인 평안에 이롭게 작용하는 것이 아닌 매우 부정적인 동기로 귀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하게 만든다. 복수하고 싶은 욕구를 떨쳐버리는 것이 정말 어렵기는 해도 복수심을 떨쳐버려야만 건강해지는 것은 분명하다. 강렬한 분노와 슬픔의 과정을 겪어내고, 잘못된 책임을 원래 주인인 ‘부모’에게 돌려줘야만 한다.

3. 진정한 자기 자신을 찾아서

건강한 가정에서도 부모에게 얽매임으로써 받는 영향이 지나치게 많을 수 있으며, 병든 가정에서는 그 영향이 도를 넘어선다. 얽매임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첫 번째 유형은 스스로 필요한 욕구는 뒷전이고 부모의 필요와 욕구가 늘 먼저이며 부모를 달래기 위해 지속적으로 부모의 의지에만 따르는 것이다. 두 번째 유형은 이와는 정반대로 부모에게 대들고, 협박하고 완전히 등을 돌리는 것이다. 그만큼 부모에게 얽매여 있다는 뜻으로 부모가 자신이 느끼고 행동하는 데 아직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부모에게 얼마나 얽매여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믿음과 느낌과 행동에 대한 세 가지 점검 항목을 만들어 스스로 진단하게 했다. 먼저 자신의 느낌이나 행동 이면에 어떤 믿음이 깔려 있고 보여주는지, 둘째 어린 시절 감정이 너무 강렬한 나머지 어른이 된 지금에 와서 그 감정을 받아들이려고 하니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방어기제가 작동하여 감정을 깊이 묻어버린 채 지내왔다면 스스로 느끼는 감정과 고통스러운 신체적 반응을, 셋째 부모와의 관계에 있어 내가 행동하는 방식은 어떤가에 대한 진단을 해보게 했다. 오랜 시간 몸에 밴, 스스로를 파괴하는 그릇된 행동양식을 하루아침에 바꿀 수는 없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을 옭아매고 있는 잘못된 믿음과 스스로를 망치는 행동에 맞서고 떨쳐내어 진정한 자기 자신을 찾는 것이다. 그리고 진정한 자신을 되찾으려면 스스로가 누구인지를 깨달아야 한다.

4. 온전한 자신으로 거듭나기

정서적인 독립이란 부모와 관계를 끊는 걸 뜻하는 게 아니라, 분리된 인격체임과 동시에 가족의 일부가 되는 것을 뜻하고, 자신과 부모 모두 온전한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을 뜻한다. 자신이 부모와 똑같이 믿거나 부모가 인정해주기 바라는 행동을 한다하더라도, 자유롭게 부모에게 찬성하거나 반대하고 결정은 반드시 자기 자신이 해야 한다. 우리 모두는 사회의 일부로 누구나 백퍼센트 독립적일 수는 없으며, 열린 관계에서는 어느 정도 정서적인 상호 의존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스스로 결정을 내리려면 어느 정도 융통성이 있어야 하며, 스스로 자유로운 의지에 따라 결정한 것이라면 부모와 절충도 나쁠 게 없다. 다만 자기 고유의 정서적인 고결함을 유지하면서 자신에게 진실하게 행동하라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스스로를 정의하는 것과 ‘이기적’이라는 단어를 혼동해 자신을 옹호하지 못한다. ‘이기적’이라는 단어가 우리로 하여금 죄책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때로는 이기적이어도 괜찮다. 부모의 욕구 속에 자신의 욕구를 묻어버린 채 개인적 충족이 결여된 상태가 되면 우울해지며, 정서적으로 위협받거나 공격당한다고 느낄 때 가장 반사적으로 반응하게 된다. 특히 부모와의 관계에서 가장 강렬하게 일어난다. 반사적으로 반응한다는 것은 남에게 인정을 받는 데 의존한다는 뜻으로 감정 조절을 포기하고, 남이 자신의 감정을 좌지우지하게 놔둔다는 뜻이다. 즉, 자신을 조종하는 힘을 다른 사람에게 줘버리는 것이다.

저자는 반사적으로 반응하기보다는 자신의 감정을 알고 있으면서도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않는, 스스로 느끼고 생각도 하는 ‘대응’을 하라고 한다. 그리고 상대가 자신을 깔보고 짓누를 거라고 생각해 방어적으로 대응하기 보다는 비방어적인 방법을 배우고 사용하라고 한다. 그리고 자기 입장을 분명히 말하라고 한다. 그래야만 공격과 후퇴, 방어, 상승 작용의 순환 고리를 끊고 온전한 자신으로 거듭날 수 있다.

5. 잘못 믿고 있는 책임 소재 규명과 효과적인 분노조절

누구 때문에 어린 시절에 고통당했는지를 규명하고, 책임 소재가 바뀌고 나면 자신의 삶 전체를 지배해온 자기 비판에서 벗어 날 수 있다. 다 내 탓이라는 식으로 스스로를 비난하는 한 수치심과 자기 혐오감, 자신에게 벌주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절대 벗어나지 못한다. 어린 시절 심하게 학대를 받고 자란 어른도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는데 어려움을 보인다. 하지만 방어기제를 깨뜨리고 책임소재를 명확히 따질 수 있게 되면 분노를 하게 된다. 분노는 사람을 당황스럽게 만들 수 있다. 분노를 억제하면 우울증이 생기거나 자신을 망가뜨린다. 그렇다고 대놓고 분노하면 사람들이 멀리할 게 틀림없다.

비효과적인 방식으로 다스려온 분노를 제대로 이해하며 좀 더 효과적으로 다루려고 해야 한다. 먼저 분노해라. 즐거움과 공포처럼 분노도 감정이다. 자신에게 무언가 중요한 것을 전하는 신화.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그 자체가 하나의 감정이다. 분노는 자신의 것이고 자신을 한 사람으로 인정하게 만드는 자신의 일부다. 둘째 분노를 밖으로 드러내라. 분노는 드러내지 않는 한 다스릴 수가 없다. 셋째 신체 활동을 늘려라. 운동을 해 분노를 해소하면 신체적 긴장이 풀리고 엔도르핀 생성을 증가시켜 평안함을 느끼게 한다. 자신 안에 있는 분노를 제대로 들여다보기만 해도 에너지와 생산성이 증가될 것이다. 억제된 분노를 드러내는 것이 최우선이다. 넷째 분노를 이용해 부정적인 자아상을 강화하지 마라. 화를 냈다고 나쁜 사람이 되는 건 아니며, 분노를 해결할 수만 있다면 화를 내서 생기는 죄책감 따윈 아무 것도 아니다. 다섯째 분노를 표현해 자기 자신을 명확히 정의하라. 분노는 부모와의 관계를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자신이 누구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훌륭한 도구이다. 분노는 자신의 경계와 한계를 알게 해준다. 분노는 오래도록 비굴하게 행동하고, 복종하며, 부모로부터 인정받지 못할까봐 전전긍긍하던 것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6. 가해자인 부모와 대면하며 독립하기

대면이란 자신의 부모를 사려 깊게 만나는 일과, 아팠던 과거와 어려운 현재에 대해 용기를 내는 걸 의미한다. 우리 모두는 부모에 대해 올바로 알게 되는 걸 두려워한다. 또한 우리 모두는 필요한 것을 부모로부터 받았다는 것과, 지금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와 대면하겠다고 하는 태도의 변화는 모든 공포를 극복하는 최선의 길이다. 저자는 부모와 대면할 준비가 되었다면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고 부정적인 사건들을 기억한 다음 그것들에 대해서 조용히, 하지만 단호하게 부모에게 말하라 한다. 그리고 그 사건들이 자신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으며 부모와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말하고 그런 다음 새로운 규칙에 대해 말하라고 한다. 부모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 하는 것으로 성공과 실패를 가늠하는 것은 이미 지고 들어가는 것이다. 이 작업은 자신을 위한 작업이지 부모를 위한 작업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대면은 얼굴을 맞대고 할 수도 있고, 편지로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전화는 효과가 거의 없다. 부모가 전화를 끊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인위적인 물건이라 진정한 감정을 전달하기가 매우 어렵다. 부모와 만나기 어렵다면 차라리 편지를 쓰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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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부모로 거듭나기

1. 사랑의 의미 재정립

진정한 부모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아이에게 제대로 된 ‘사랑의 의미’를 느끼게 해 주어야 한다. 세상의 모든 독이 되는 부모들조차도 자신의 자녀를 당연히 사랑한다고 답할 것이다. 하지만 슬프게도 대부분의 아이들은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지 못한다. 부모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하는 행동에서 극도로 사랑하지 않는 대접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독이 되는 부모 밑에서 자란 사람들은 사랑을 혼란의 극치, 영화 혹은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것, 변덕이 죽 끓듯 하는 것, 심지어 고통으로 해석하고 이해하기도 한다. 나아가 꿈과 희망과 용기를 포기하게 만드는 거라고까지 생각한다. 그 결과 사랑이 전부가 아니라고 단정 짓게 된다.

그렇다면 부모 스스로 진정한 사랑의 의미에 대해 재정립해야 한다. 사랑한다는 것은 결코 자신을 내팽개치고, 균형을 잃게 하며, 자신을 미워하게 만드는 게 아니다. 사랑은 어떤 식으로든 남을 해치지 않으며, 좋은 느낌을 준다. 사랑은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 누군가 당신을 사랑해 주면 당신은 그가 당신을 인정해 주는 걸 느끼고, 당신을 돌봐주는 걸 느끼며, 당신 자신을 가치 있게 느끼고, 존경받고 있다고 느낀다. 진정한 사랑은 따뜻하고, 즐겁고, 안전하고, 안정적이며, 내적 평화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2. 진정한 부모 역할을 찾아가는 올바른 부모상

진정한 부모 역할을 찾아가는 올바른 부모상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독이 되는 부모는 대를 이어 상처를 준다. 어린아이는 마치 백지 같아서 거기에 부모가 무엇을 쓰느냐에 따라 삶이 완전히 달라진다. 부모의 의도에 따라 아이에게 가르치는 것이 전혀 다르고, 그 아이 또한 부모에게 배운 대로 살아가기 때문이다. 어린아이는 부모의 요구가 자신에게 적합한지 적합하지 않은지를 판단할 수 없다. 그러므로 부모가 아무리 좋은 의도로 행동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아이에게 ‘독’이 될 수 있고, 결과적으로 잘못된 책임은 모두 부모에게 있다.

이 세상에 완벽한 부모는 없다. 아이를 키우며 어떤 부모든 부족한 면을 드러내게 마련이고, 가끔씩 아이에게 실수를 하며 상처를 안겨주기도 한다. 그렇다고 모든 부모들이 다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로 인해 성장 이후의 삶과 결혼생활, 배우자뿐 아니라 자신의 아이에게도 나쁜 영향을 끼치는 부모들이 있다. 이런 부모들은 상처를 안고 어른이 되었기 때문에 자신의 아이에게도 똑같이 상처를 대물림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올바른 부모상 실천을 위해 진정한 부모 역할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3. 자신을 믿고 악순환의 고리 끊기

집안 대대로 대물림되어 오던 파괴적인 악순환의 고리에서 자유로워질 것인가, 계속 엮여 살 것인가는 자신에게 달려 있다. 그런 다음 앞으로 갈 것인가, 뒤로 갈 것인가, 왼쪽으로 갈 것인가, 오른쪽으로 갈 것인가 역시 자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는 독이 되는 부모들이 우리가 말하는 것을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해 수없이 많은 전쟁을 치르며 많은 에너지를 써버렸다. 이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처음부터 그런 일을 시작하지 않는 것이다. 이제는 전쟁을 그만두고 소란을 잠재워야 한다. 부모를 내버려두라는 말이 아니라, 부모의 변화에 대한 기대, 사랑받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것, 그토록 갈망해온 부모의 지지를 어느 날 갑자기 받을 수 있을 거라는 환상을 그만두어야 한다는 뜻이다. 모두 내려놓고 자신을 위해 좀 더 나은 일을 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어른이 되고 난 후의 삶이란 게 우리 힘으로는 어쩔 수 없었던 어린 시절의 경험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우리가 스스로를 방어할 수 없었던 어린 시절에 당한 일들을 책임져야 할 이유는 절대 없다. 우리가 할 일은 잘못된 과거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데 대해 무언가 특별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우리 자신을 믿고 기억 속에 자리 잡은 잘못된 어린 시절의 경험들을 현재로 이끌어 내어 문제를 직시하고 대면하며 내 안에서 끊어내는 것이다. 잠재된 부모의 잘못된 판단 기준을 배제하고 스스로를 굳게 믿으며 ‘나’ 자신을 다시 정의 내린다면 파괴적인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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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잔 포워드의 날카롭고 예리한 통찰에 감탄하면서 독이 되는 부모가 되지 말라는 그녀의 외침에 나도 모르게 집중하며 조금씩 스며들고 있었다. 누군가의 자식이고, 또 누군가의 부모이거나 부모가 될 우리 모두는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어느 누구도 ‘독이 되는 부모’에 대해 온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다. 두 아이의 엄마인 나 또한 사랑이라는 미명하에 ‘독’인줄도 모른 채 알게 모르게 아이의 삶에 개입해 얼마나 많은 상처와 혼란을 겪게 했을까를 생각하니 등골이 오싹해짐을 느꼈다. 세상의 많은 이들이 부모에게서 받은 안 좋은 정서와 상처들 때문에 아이를 키우면서 은연중에 독이 되는 정서와 행동들을 아이들에게 되 물림 하고 있는 것이다.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마음의 상처를 받은 아이들이 성장해도 부모와 똑같이 독이 되는 부모가 된다고 한다. 나 역시 살면서 간간이 아이들에게 향한 스스로도 이해되지 않는 혼란스런 말과 행동의 근원이 내 부모로부터 내려오는 끊을 수 없는 연결고리가 있음을 직면하게 되는 두려운 경험 또한 하게 되었다. 이렇게 수잔 포워드의 ‘독이 되는 부모가 되지 마라’는 나 자신은 물론 부모세대를 통찰하는데 있어 큰 도움이 주었다. 나 자신의 힘든 부분이 부모세대에서 나에게로 무의식적인 전수에 그 뿌리가 있음을 깨달으면서 서서히 정확하게 통감해가며 수긍하게 되었다.

자신이 부모나 힘이 있는 사람들이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고, 그것을 몹시 싫어하면서도 똑같이 닮아가는 ‘병적인 동일시’를 했다는 사실을 모르면 올바른 사회생활을 할 수 없고, 바람직한 인간관계를 형성하기 어렵다고 한다. 어른이 되어서도 아이의 틀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어른으로서 해야 할 일들을 잘 못하며, 그러다 부모가 되어 그 잘못을 되풀이한다. 그렇다고 부모 탓만 해서는 고통이 치유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버리려는 용기가 필요하며 너무 오랫동안 길들여진 습관이라 어쩔 수 없다 하지 말고, 너무 창피하고 수치스럽다 하지 말고,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되어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스스로 아무 문제없는 부모라고 생각되더라도, 아이에게 뭔가를 요구하는 방법이 아이에게 독이 되지는 않는지 다시 한 번 돌아봐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James Hymes는 부모의 의무는 언덕 너머까지 멀리 볼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라고 했다. 정작 부모가 자신의 도리는 다하지 않으면서 아이들에게 완벽해지기를 요구하는 등, 가정의 모든 문제를 덮어 씌어 속죄양을 만드는가 하면 도달할 수 없는 목표와 불가능한 기대, 수시로 바뀌는 일관성 없는 원칙들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혼란을 주는지 다시 우리아이에게 대물림 해주고 있지는 않는지 돌아보게 한다. 더 이상 부정적인 신념들을 자식세대로 물려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세대에서 단절하도록 우리 각자가 절실히 탐구하고 연구해야할 것이다. 칭찬과 사랑, 보살핌과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은 아이들이 또한 다른 사람들에게 사랑을 베풀 수 있을 것이니 말이다.

교수님께서 왜 이 책을 권해주셨는지 알 것 같다. 오늘날 청소년의 발달에 있어 발생하는 문제들이 그들만의 것이 아니라 결국은 부모인 나 자신과 나를 양육한 내 부모님과의 ‘관계’ 속에 오랜 시간동안 영향을 주고받으며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파킨슨을 앓고 계신 엄마를 모시면서 엄마와 나 그리고 딸아이와의 관계에 있어 보이지 않는 연결고리를 느끼면서 시선이 서로에게 잠시 멈춰 딸아이도 나도 뭔가 스스로 성찰하고 반추하게 되었다. 마음이의 이치를 배우며 심리학을 가까이 하면서 엄마와 아이들에 대한 시선이 달라지고 그들에게 직접적으로 뭔가를 해주어야 한다는 집착과 강박에서 벗어나 스스로 행복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다 보니 마음이 많이 가벼워졌다. 아이들의 삶에 개입하고 엄마의 간병에 너무 에너지를 쏟으며 애닮아 하기보다는 지금부터라도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되어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리라 다짐해 본다.

[출처] https://blog.naver.com/gongu0804/221168708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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