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17일 목요일

독서토론 심사평

정죄나 훈계가 아니라 지속적인 독서에 유익이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나누는 것입니다~~ ^O^

1. 먼저 한 학기동안 어렵고 두터운 신학책을 일독하며 흘리신 수고의 땀과 신학적 진보에 감사를 표합니다. 함께 읽으면서 저도 많은 배움과 도전을 받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 것 같습니다.

2. 비록 어려운 책이지만 독서는 저자의 뜻과 의도를 간파하는 것이 우선이고, 정리는 이해된 내용의 핵심을 중심으로 진술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부분의 학우들이 이 부분에 있어서 잘 하셨다고 생각합니다.

3. 그러나 올바른 독서의 또 다른 핵심은 저자와의 지성적인 대화에 있습니다. 이것을 저는 "토론적인 혹은 비평적인 독서"라고 말합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다소 아쉬움이 있습니다. 저자와 독자의 지성적 교류를 감지할 수 있는 과제물은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관찰자의 자리가 아니라 사유의 현장에 뛰어들어 저자와 치열하게 씨름하는 과정이 생략된 독서는 생기가 빠진 정보의 주입일 뿐입니다.

4. 정리하실 때에 가장 안좋은 습관들 중의 하나는 저자의 언어와 표현에 지나치게 의존하여 언표의 조각들을 있는 그대로 편집하는 것입니다. 제출하신 과제물을 읽으면서 이 부분에 있어서도 충분한 자기화의 증거를 보여주는 개개인의 고유한 언어가 발견되지 않아 아쉬움이 컸습니다. 어떤 신학적 사상을 나의 고유한 언어에 담아 세상에 출고하는 작업은 출산의 기쁨과 설레임에 준하는 일입니다.

5. 그리고 가능하면 읽은 내용에 대한 독자의 적극적인 평가가 포함된 과제물이 있는지를 보았더니 잘 보이지가 않더군요 ^^; 내용에 대한 이해도 없이 비판 일변도로 나가는 독서도 문제지만 문서화된 사상의 무비판적 용인도 동시에 경계함이 좋습니다. 물론 성경에 대해서는 무비판적 아멘만 있습니다. 그러나 신학책은 아무리 탁월한 석학의 글이라도 인간의 산물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거리를 유지하는 독서법이 요구되는 것 같습니다.

6. 끝으로 저자의 어법을 따르되 흐름이 있도록 한 페이지로 요약해 내시는 솜씨에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학우들의 성실과 이해도의 입증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저자의 난해하고 학구적인 표현에 읽은 내용의 핵심들을 촘촘히 담아내는 이런 정도의 실력이면 이 세상에 정복하지 못하실 신학책은 없을 듯합니다.

앞에 지적한 부분들만 유의해서 신학책의 지속적인 독서를 해 가신다면 앞으로 훌륭한 목회자와 신학자로 준비되실 것이라는 확신을 얻습니다. 참으로 귀한 과제물을 성실하게 준비해서 제출해 주신 모든 학우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유익하고 은혜로운 방학 보내세요~~ ^^

댓글 없음:

댓글 쓰기

댓글 남겨 주셔서 감사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