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16일 화요일

주인의 심판

세상을 심판하소서 모든 나라가 주의 소유인 탓입니다 (시82:8)

시인은 하나님의 세상 심판권이 모든 나라에 대한 그의 소유권에 근거한 것이라고 묘사한다. 이는 세상에서 불의가 자행되면 하나님의 소유물에 불의를 가했다는 의미이다. 귀한 통찰이다. 진실로 하나님은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안에 있는 모든 것들의 유일한 소유자다. 이 점에서 하나님은 땅의 판단자와 현저하게 다르시다. 하나님은 주인의 신분으로 만물과 만사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분이시다. 이는 그의 판단이 어떠한 것이라도 의로우실 수밖에 없는 이유다.

불의한 자가 갑부의 대로를 걸으면 대체로 사람들은 심기가 뒤틀린다. 우리가 가진 지상적인 공의의 잣대가 무시되는 듯한 현상이기 때문이다. 악인들이 소원에 지나도록 소득을 얻고 재산은 천문학적 단위로 증대되고 기력은 쇠락할 기미도 보이지 않고 임종의 때에도 불안에 시달리지 않는 현상들이 안구에 걸리면 누구나 의분이 솟구치는 게 정상이다. 어떤 식으로든 의분은 적당히 배설해야 한다. 그러나 하나님이 만물과 역사의 주재라는 점을 놓쳐서는 안되겠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것이기에 모든 것에는 주인의 의도가 내포되어 있다. 불공정한 판단을 내리고 악인의 간사한 낯을 봐주고 가난한 자와 궁핍한 자를 악인의 야비한 손에서 건지지 않는다면 이는 주인의 의도를 짓밟는 것과 일반이다. 공의라는 하나님의 속성을 조롱하는 악들이다. 모든 만물은 창조자요 소유자인 하나님의 보이지 않는 신성과 능력을 선포하는 수단이다. 이러한 목적에 위배되는 수단의 모든 오남용은 주인의 진노를 축적하는 행위이다.

포도원 주님이 생각난다. 일터에 일찍 투입된 일꾼이나 업무마감 직전에 투입된 일꾼이나 동일한 금액으로 보상해 준 주인을 천국으로 묘사한 복음서 메시지는 주인의 자격으로 모든 것을 임의로 행하시는 하나님의 절대적인 주권을 선포하고 있다. 자신 이외의 다른 어떠한 기준에 의해서도 강요나 판단을 받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신적인 자유성을 증거한다. 인간의 절대적 자유는 방종과 부패를 낳지만 하나님은 지극히 의롭고 언제나 옳으신 분이시다.

세상에 모순과 부조리가 아무리 관영해도 나는 하나님의 공평한 심판을 의심하지 않는다. 주인의 자격으로 이루어진 하나님의 판결이 분초마다 일어나고 있음을 아무런 증거가 없더라도 확신한다. 나아가 이런 소극적인 인정을 너머 주인의 의도가 구현되는 방향으로 만물을 다스리는 청지기의 적극적인 직무에 충실해야 한다는 사실도 놓치지 않으련다. 세상을 심판해 달라는 시인의 호소에서 나는 하나님이 언제나 이 땅에서 공의로운 심판자로 계시다는 사실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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