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16일 월요일

방패와 상급

아브람아 두려워 말라 나는 네 방패요 너의 지극히 큰 상급이니라 (창15:1)

믿음의 조상은 지금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본문에서 두려움의 원인은 분명하지 않다. 아마도 안전하고 인숙했던 본토와 친척과 아비의 집을 떠났기 때문에 가해졌을 주변의 무력적인 위협이 유력한 원인일지 모른다. 어쩌면 그의 두려움은 그런 환경적인 것이 아니라 내면적인 것일지도 모른다. 외부적인 원인이든 내부적인 원인이든 아브람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이에 하나님은 두려워 말라고 하시면서 그 이유로서 "나는 너의 방패요 너의 지극히 큰 상급"이기 때문이란 사실을 밝히신다. 그러나 상급은 두려움과 무관해 보이고 방패와 상급 사이에도 어떤 연관성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에 무엇을 뜻하는 말인지가 명확하지 않다. 면밀한 묵상을 요구하는 구절이다.

"방패"는 두려움을 해소하는 수단이다. 하나님이 "방패"라면 물리적인 보호막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니라. 두려움의 해소가 방패됨의 입증이다. 하나님은 그런 분이시다. 두려움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두려움의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상책이다. 대체로 사람들의 두려움은 자신에게 있는 소유물을 빼앗기는 것에 근거한다. 경제적인 재산이나 정치적인 지위나 신체적인 건강이나 사회적인 명성이나 미래적인 희망이나 물리적인 생명에 박탈의 위협이 가해지면 두려움에 휩싸인다. 그러면 사람들은 위협의 외적인 요소들을 없애려는 태도를 취한다. 그러나 두려움이 제거되기 위해서는 내면적인 요소의 해결도 요청된다. 재물의 경우, 재물을 약탈하는 외부의 위협만이 아니라 재물의 약탈을 두려움의 대상으로 여기는 내면의 상태도 두려움에 일조한다. 내 견해로는 외부의 위협보다 내부의 상태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다.

만약 우리에게 상실할 것이 없다면 두려움의 뿌리가 완전히 제거되는 셈이겠다. 다른 한편으로, 만약 어떠한 것을 상실한다 할지라도 그것이 두려움을 유발하지 못하는 마음의 상태를 가졌다면 그를 두려움에 내몰 위협의 모든 요소가 완전히 일소되는 것이겠다. 믿음의 조상에게 건낸 하나님의 말씀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하나님 자신이 우리의 "방패"라는 것은 두려움을 유발하는 위협의 외적인 요소를 제거하는 것을 넘어 두려움의 보다 근원적인 요소로서 우리의 일그러진 마음이 자초하는 내면의 위협도 막아내는 방패를 의미한다. 무언가를 상실해도 이에 대하여 어떠한 위협이나 두려움도 느끼지 않는 마음의 담력을 제공하는 방패는 다른 어떤 것보다 유익하다. 문제는 다른 어떤 것으로도 내부의 자해적인 위협을 막지는 못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외적인 위협보다 우리의 내부에서 가해지는 위협을 막아주는 유일한 방패시다.

본문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너의 지극히 큰 상급"이란 표현은 "방패"와 무관하지 않고 "방패"의 이면이며 구체적인 설명이다. 즉 하나님 자신이 우리의 "지극히 큰 상급"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방패"가 되신다는 내용이다. 실제로 하나님 자신이 우리에게 지극히 큰 상급이 되신다면 우리는 어떠한 것을 상실해도 두렵지가 않아진다. 하나님은 우리의 다른 어떠한 소유보다 위대하고 탁월하고 광대하다. 하나님은 우리의 어떠한 보물보다 더 귀하신 분이시다. 우리의 의보다 더 의롭고, 우리의 거룩보다 더 거룩하고, 우리의 지혜보다 더 지혜롭고, 우리의 부함보다 저 부하시고, 우리의 능력보다 더 강하시고, 우리의 미보다 더 아름다운 분이시다. 그러니 하나님이 우리의 지극히 큰 상급만 되신다면 우리에게 있는 어떠한 것을 상실해도 우리를 두렵게 만들지는 못한다. 심지어 우리의 목숨을 앗아가도 우리의 영혼은 어찌하지 못하는 이 땅의 어떠한 세력도 두려움의 대상으로 여기지를 말라신다. 하나님 자신만이 우리에게 유일한 두려움의 대상이다. 하나님만 경외하는 사람, 그는 이 세상과 저 세상에 두려워 할 어떠한 것도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다. 하나님이 우리를 위하시면 그 누구도 우리에게 두려움을 가하지 못한다. 그런데 하나님은 우리에게 지극히 큰 상급이 되겠다고 믿음의 조상에게 약속을 하시었다.

그래서 하나님은 우리의 방패시다. 이것보다 더 막강한 방패는 존재하지 않으리라. 하나님을 자신의 지극히 큰 상급으로 여기는 자는 외부나 내부의 어떠한 위협이나 두려움도 능히 막아내는 방패의 소유자다. 어떠한 경우에도 염려하지 않고 근심하지 않고 늘 기뻐하고 감사하고 평안하고 즐거워할 사람이다. 믿음의 조상은 그런 사람으로 부름을 받았고 우리도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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