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18일 토요일

Scriptura sui ipsius interpres

마태복음 12장에서 예수님은 안식일의 의미를 오해한 바리새파 사람들을 향해 제사보다 자비를 원한다는 기호를 밝히시되 그 이유로서 자신이 성전보다 크심을 알리셨다. '제사'는 신전에 겨우 어울리는 정도로 신의 진노나 달래고 그의 권력을 대출하는 종교적 행위가 아니다. 하나님은 얼마나 위대하고 거룩하며 그 앞에서 선 나 자신은 얼마나 부패하고 악한지를 확인하고 시인하는 인식과 고백의 행위이다.

그토록 부패한 우리가 감히 다가갈 수 없는 빛 가운데 거하시는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 설 수 있도록 허락하신 것 자체가 헤아릴 수 없는 하나님의 자비인 것이다. 지혜의 총화라 할 하나님과 자신을 아는 이러한 인식 이후에 우리에게 요구되는 하나님의 뜻은 당연히 자비다. 예수님이 제사보다 자비를 원한다고 말씀하신 것은 종교적 의식보다 그 의식의 저변에 흐르는 의미와 목적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그런 맥락에서 안식일의 의미도 찾아야 된다는 거다.

성경을 우리에게 있는 인간의 조금 고급한 가치나 규범이나 도덕의 빛으로 조명할 때에는 언제나 하나님의 뜻에 미치지 못하는 초라한 해석의 빈곤을 벗어나지 못한다. 인간이 고안한 어떠한 조명도 규례와 율례와 법도와 계명의 보다 중요한 것으로서 의로움과 인애와 신뢰의 비밀을 벗기지는 못한다. 하나님의 말씀은 해석의 열쇠를 피조물 안에서 찾도록 계시되지 않았다. 계시가 되었어도 그 뜻의 비밀은 여전히 하나님께 속하도록 계시된 것이다. 탁월한 해석가에 의해 그 소유권이 이전될 수 없어서 영원토록 하나님의 말씀으로 남도록 하셨다는 말이다.

그래서 성경의 올바른 해석을 위해서는 어두움이 전혀 없으신 하나님 자신의 조명이 요구된다. 교회의 긴 역사는 이러한 최고의 빛 없이 인간의 기준으로 걸러지는 내용을 성경의 뜻으로 간주한 오석의 얼룩으로 채색되어 있었다. 신실한 교부들과 중세 학자들과 종교개혁 인물들이 채택한 극복의 대안은 '성경이 성경을 스스로 해석하게 하는 것(scriptura sui ipsius interpres)'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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