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31일 목요일

새해를 맞이하며

"사람아 주께서 선한 것이 무엇임을 네게 보이셨나니 여호와께서 네게 구하는 것이 오직 공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히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미6:8)

주님께서 친히 보이신 선,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 그것은 바로 1) 공의를 행하며, 2) 인자를 사랑하며, 3) 겸손히 하나님과 동행하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 가족은 이 구절을 2016년 1년동안 붙들고자 한다. 하나님의 공의를 알고 실행하며, 그리스도 예수와 그의 몸된 교회를 사랑하며, 각자의 눈에 좋은대로 행하지 않고 언제나 자신을 부인하는 겸손 가운데 주님과 동행하려 한다. 주께서 붙들어 주시기를 기도한다...

2015년 12월 21일 월요일

창세기 듣기

오늘은 창세기를 쭈욱 들었다. 무수한 인물들과 사건들로 다가오신 하나님의 자상하고 친절하고 진실하고 자비로운 첫인상을 창세기라 부르고 싶어진다. 

2015년 12월 20일 일요일

계획과 인도자

잠언 16:9,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는 자는 여호와시니라." 오늘은 이 말씀이 참으로 감미롭다. 내 계획이 내 인생을 주도하지 않아서 감사하다. 세운 나의 계획에 의존하지 않고 걸음의 인도자인 하나님을 의지함이 안식이요 행복이다. 

2015년 12월 18일 금요일

스튜어티 밀의 독서법

시카고 대학에서 제공하는 철학고전 읽기 목록이다.

<제1년차>
001 『미합중국독립선언서(美合衆國獨立宣言書)』
002 플라톤 『소크라테스의 변명』, 『크리톤』
003 소포클레스 『안티고네(Antigone)』
004 아리스토텔레스 『정치학(Politics)』
005 플루타크 『영웅전(Bioi Paralleloi)』
006 『신약(新約)』중 '마태복음'
007 에픽테투스 『인생담(人生譚)』 발췌
008 마키아벨리 『군주론(君主論)(The Prince, 1513)』
009 셰익스피어 『멕베드(Macbeth, 1606)』
010 밀턴 『출판(出版)의 자유』
011 스미드 『국부론(The Wealth of Nations, 1776)』
012 패더랠리스트(Fedaralist) 『미합중국헌법(美合衆國憲法)』
013 토크빌 『미국의 민주주의(Democracy in America)』 발췌
014 마르크스, 엥겔스 『공산당선언(The Communist Manifesto)』
015 소로우 『시민의 반항(Civil Disobedience, 1849)』, 『월든(Walden, 1854)』
016 톨스토이 『이반 일리치의 죽음』
<제2년차>
017 『구약(舊約)』중 '전도서(Ecclesiastes)'
018 호머 『오딧세이(Odyssey)』
019 소포클레스 『오이디프스 왕(Oedipus the King)』, 『콜로누스의 오이디푸스(Oedipus at Colonus)』
020 플라톤 『메논(Meno)』
021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스 윤리학(Ethika Nikomacheia)』 발췌
022 루크레티우스 『우주론(Of the Nature of Things, 55 BC)』
023 아우구스티누스 『고백(Confessions, 397)』
024 셰익스피어 『햄릿(Hamlet, 1594-1623)』
025 데카르트 『방법서설(Discourse on Method, 1637)』
026 홉스 『리바이어던(Leviathan, 1651)』
027 파스칼 『팡세(Pensees, 暝想錄)』
028 스위프트 『걸리버 여행기(Gulliver's Travels, 1727)』
029 루소 『인간불평등기원론(人間不平等起源論)』
030 칸트 『영원한 평화를 위하여』
031 밀 『자유론(On Liberty, 1859)』
032 트웨인 『허클베리 핀의 모험(Adventures of Huckleberry Finn, 1884)』
<제3년차>
033 『구약(舊約)』 중 '욥기'
034 아이스킬로스 『오레스티아(Oresteia)』 3부작
035 투키디데스 『펠로포네소스전쟁의 역사(The History of Peloponnesian War, 404-401 B.C.)』
036 플라톤 『향연(Symposium)』
037 아리스토텔레스 『정치학(Politics)』 발췌
038 토마스 아퀴나스 『신학대전(Summa Theologica, 1267-73)』 중 '법률론'
039 라블레 『가르강뛰아와 팡타그뤼엘(Gargantua and Pantagruel, 1535)』
040 칼빈 『그리스도교 강요(綱要)(Institutes of Christian Religion, 1536)』
041 셰익스피어 『리어왕(King Lear. 1605-6)』
042 베이컨 『대혁신(The Novum Organum, 1620)』
043 로크 『정치론(Two Treatises of Civil Government, 1690)』
044 볼테르 『깡디드(Candide, 1758)』
045 루소 『사회계약론(The Social Contract, 1762)』
046 기본 『로마제국 쇠망사(The Decline and Fall of the Roman Empire, 1776-88)』 제15-16장
047 도스토에프스키 『카라마조프 가(家)의 형제들(The Brothers Karamazov,1881)』
048 프로이드 『정신분석의 기원과 발달(Introductory Lectures on Psychoanalysis, 1917)』
<제4년차>
049 공자(孔子) 『논어(論語)』
050 플라톤 『국가(Republic)』
051 아리스토파네스 『여인의 평화』, 『구름(Clouds)』
052 아리스토텔레스 『시학(Rhetoric)』
053 유클리드 『기하학제요(幾何學提要, Elements of Geometry)』
054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자성록(自省錄, Mediations)』
055 엠페이리코스 『절대회의설(絶對懷疑說)』 제1권
056 『니벨룽겐의 노래(Volsunga Saga or Nibelungenlied, 1204)』
057 토마스 아퀴나스 『신학대전(Summa Theologica, 1267-73)』 중 '진실과 허위에 대하여' 발췌
058 몽떼뉴 『수상록(隨想錄, Essays, 1580-88)』
059 셰익스피어 『템페스트(Tempest, 1594-1623)』
060 로크 『인간오성론(人間悟性論, Essay Concerning Human Understanding, 1690)』
061 밀튼 『실락원(Paradise Lost, 1667)』
062 흄 『오성론(Enquiry Concerning Human Understanding, 1748)』
063 니이체 『선악의 피안(Beyond Good and Evil, 1886)』
064 제임스 『실용주의(Pragmatism, 1907)』
<제5년차>
065 유리피데스 『메디아(Medea)』, 『히폴리투스(Hippolytus)』, 『트로이아의 여자』
066 플라톤 『테아이테투스(Thaetetus)』
067 아리스토텔레스 『물리학(Physics)』 발췌
068 베르길리우스 『아에네이드(Aeneid)』
069 성(聖) 프랑시스 『작은 꽃(Little Flowees)』
070 토마스 아퀴나스 『신학대전(Summa Theologica, 1267-73)』 중 '인간론' 발췌
071 단테 『신곡(The Divine Comedy, 1300)』 중 '지옥편', '연옥편'
072 단테 『신곡(The Divine Comedy, 1300)』 중 '천국편'
073 미란드라 『인간의 존엄에 대하여』
074 버클리 『인지원리론(人智原理論, The Principles of Human Knowledge, 1710)』
075 뉴턴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Mathematical Principles of Natural Philosophy, 1687)』
076 보스웰 『새뮤얼 존슨 전(傳)(Life of Samuel Jhonson)』
077 칸트 『프롤레고메나(Prolegomena to any Future Metaphysics, 1783)』
078 울먼 『일기(日記, Journal, 1774)』
079 멜빌 『백경(白鯨, Moby Dick, 1846)』
080 아인슈타인 『상대성이론(The Theory of Relativity, 1916)』
<제6년차>
081 아이스킬로스 『사슬에 묶인 프로메테우스(Prometheus Bound)』
082 플라톤 『파이드로스(Phaedrus)』
083 아리스토텔레스 『형이상학(Metaphisics)』 제7권
084 롱기노스 『숭고성(崇高性)에 대하여(Periarkhon)』
085 아우구스티누스 『자연과 성총(聖寵)에 대하여』, 『성총과 자유 의지에 대하여』
086 토마스 아퀴나스 『신학대전(Summa Theologica, 1267-73)』 중 '신(神)에 대하여'
087 초서 『캔터베리 이야기(The Canterbury Tasles, 1398)』 발췌
088 셰익스피어 『리차드 2세(The Tragedy of King Richard Ⅱ, 1594-1623)』
089 세르반테스 『돈 키호테(Don Quixote)』 제1부
090 스피노자 『윤리학(Ethics, 1675)』 제1부
091 흄 『자연종교에 대하여(Dialogues Concerning Natural Religion)』
092 볼테르 『철학사전(Philosophical Dictionary, 1764-73)』 발췌
093 헤겔 『역사철학(Philosophy of History, 1837)』 발췌
094 다윈 『종의 기원(The Origins of Species, 1859)』 발췌
095 멜빌 『빌리 버드』
096 제임스 『나사의 회전(The Turn of the Screw, 1898)』
<제7년차>
097 플라톤 『고르기아스(Gorgias)』
098 아리스토텔레스 『영혼에 대하여』
099 마하바라타 『바가바드기타(Bhagavadgita)』
100 보에티우스 『철학의 위안(De consolatione Philosophiae)』
101 마이모니데스 『방황하는 자를 위한 지침』
102 존 던 『시집(詩集, Song and Sonnets, 1633)』
103 몰리에르 『타르튜프(Tartuffe)』, 『고객(顧客, Tradesman)』
104 라이프니쯔 『형이상학(Discourse on Metaphysics, 1686)』
105 칸트 『도덕철학[실천이성비판, Critique of Practical Reason, 1790)』
106 괴테 『파우스트(Faust, 1774)』
107 쇼펜하우어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Die Welt als Wille und Volstellung, 1819-44)』
108 키에르케고르 『철학적 단편 후서(1846)』
109 도스또에프스키 『죽음의 집의 기록(1861)』
110 콘라드 『어둠의 속(The Heart of Darkness, 1902)』
111 프로이트 『꿈의 해석(Traumdeutung, 1900)』
112 조지 버나드 쇼 『인간과 초인(Man and Superman, 1903)』
<제8년차>
113 아리스토파네스 『섬』, 『평화』
114 플라톤 『파이돈(Phaedo)』
115 아리스토텔레스 『물리학(Physics)』 제2권
116 『신약(新約)』 중 '로마서', '고린도 전서'
117 가레노스 『천부(天賦)의 기능』 1 및 3
118 셰익스피어 『헨리 4세(King Henry Ⅳ)』 1
119 셰익스피어 『헨리 4세(King Henry Ⅳ)』 2
120 하비 『혈액 순환의 원리(On the Motion of the Heart, 1628)』
121 데카르트 『영혼의 목마름(The Passions of the Soul, 1650)』
122 밀턴 『투우사 샘슨(Samson Agonistes, 1671)』
123 피히테 『인간의 사명(Die Bestimmung des Menschen, 1800)』
124 바이런 『돈 주안(Don Juan)』, 칸토스 1-4
125 J. S. 밀 『공리론(公理論, Utilitarianism, 1863)』
126 니체 『도덕의 계보(The Genealogy of Morals, 1887)』
127 헨리 아담스 『헨리 아담스의 교육(The Education of Henry Adams, 1918)』
128 예이츠 『시』 14편
<제9년차>
129 호머 『일리아드(Iliad)』
130 헤로도투스 『역사(History)』 8-9
131 플라톤 『소피스트(Sophist)』
132 아리스토텔레스 『분석론(分析論)』
133 타키투스 『연대기(年代記, Annales)』
134 플로티노스 『엔네아데스(Enneades)』
135 루터 『가라테아서 평석(評釋)』 발췌
136 갈릴레오 『신과학대화(新科學對話, Dialogues Concerning Two New Sciences, 1638)』
137 라신 『페드라(Phaedra, 1667-77)』
138 비코 『신과학(Principi pi una scienza nuova)』
139 발자크 『고리오 영감(Le Pere Goriot)』
140 마르크스 『자본론(資本論, Capital, 1867)』 발췌
141 입센 『물오리(The Wild Duck)』
142 제임스 『심리학(Principles of Psychology, 1890)』 21-22장
143 보들레르 『악의 꽃(Les fleurs du mal)』
144 포앙카레 『과학과 가설(假說)』 4-5장

http://m.blog.naver.com/kang8021/40208475756에서 재인용.

2015년 12월 17일 목요일

독서토론 심사평

정죄나 훈계가 아니라 지속적인 독서에 유익이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나누는 것입니다~~ ^O^

1. 먼저 한 학기동안 어렵고 두터운 신학책을 일독하며 흘리신 수고의 땀과 신학적 진보에 감사를 표합니다. 함께 읽으면서 저도 많은 배움과 도전을 받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 것 같습니다.

2. 비록 어려운 책이지만 독서는 저자의 뜻과 의도를 간파하는 것이 우선이고, 정리는 이해된 내용의 핵심을 중심으로 진술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부분의 학우들이 이 부분에 있어서 잘 하셨다고 생각합니다.

3. 그러나 올바른 독서의 또 다른 핵심은 저자와의 지성적인 대화에 있습니다. 이것을 저는 "토론적인 혹은 비평적인 독서"라고 말합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다소 아쉬움이 있습니다. 저자와 독자의 지성적 교류를 감지할 수 있는 과제물은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관찰자의 자리가 아니라 사유의 현장에 뛰어들어 저자와 치열하게 씨름하는 과정이 생략된 독서는 생기가 빠진 정보의 주입일 뿐입니다.

4. 정리하실 때에 가장 안좋은 습관들 중의 하나는 저자의 언어와 표현에 지나치게 의존하여 언표의 조각들을 있는 그대로 편집하는 것입니다. 제출하신 과제물을 읽으면서 이 부분에 있어서도 충분한 자기화의 증거를 보여주는 개개인의 고유한 언어가 발견되지 않아 아쉬움이 컸습니다. 어떤 신학적 사상을 나의 고유한 언어에 담아 세상에 출고하는 작업은 출산의 기쁨과 설레임에 준하는 일입니다.

5. 그리고 가능하면 읽은 내용에 대한 독자의 적극적인 평가가 포함된 과제물이 있는지를 보았더니 잘 보이지가 않더군요 ^^; 내용에 대한 이해도 없이 비판 일변도로 나가는 독서도 문제지만 문서화된 사상의 무비판적 용인도 동시에 경계함이 좋습니다. 물론 성경에 대해서는 무비판적 아멘만 있습니다. 그러나 신학책은 아무리 탁월한 석학의 글이라도 인간의 산물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거리를 유지하는 독서법이 요구되는 것 같습니다.

6. 끝으로 저자의 어법을 따르되 흐름이 있도록 한 페이지로 요약해 내시는 솜씨에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학우들의 성실과 이해도의 입증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저자의 난해하고 학구적인 표현에 읽은 내용의 핵심들을 촘촘히 담아내는 이런 정도의 실력이면 이 세상에 정복하지 못하실 신학책은 없을 듯합니다.

앞에 지적한 부분들만 유의해서 신학책의 지속적인 독서를 해 가신다면 앞으로 훌륭한 목회자와 신학자로 준비되실 것이라는 확신을 얻습니다. 참으로 귀한 과제물을 성실하게 준비해서 제출해 주신 모든 학우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유익하고 은혜로운 방학 보내세요~~ ^^

2015년 12월 7일 월요일

『묵상: 성도의 품격 』, 감사의 글


감사의 글

먼저 저의 첫번째 묵상집 『미러링: 더 깊은 묵상』을 읽고 주변에 추천해 주시고 많은 격려를 보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여호와를 가까이 함이 복이라는 생각으로 말씀을 가까이 하며 받은 은혜와 배운 깨달음을 공유하면 좋겠다는 뜻에서 묵상의 조각들을 블로그에 올리고 모아서 묶은 책입니다.

많은 분들이 때로는 따끔한 질책과 기발한 제안을, 때로는 진지한 찬사와 과한 호평을 보내 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이 모든 반응들은 말씀의 사역에 전념해야 할 목회자로 부름을 받은 저에게 음으로 양으로 너무도 귀한 자양분이 됐습니다. 그리고 한 마디도 놓치지 않고 가슴에 담고 있다가 다음 묵상집에 꼭 반영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며 계속해서 묵상을 했습니다. 또한 묵상법의 필요성과 이유와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지속적인 수정과 보완을 해 왔습니다.

이제 다시 사랑하는 믿음의 선배와 동역자, 형제자매 앞에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두번째 묵상집을 내밉니다. 이번에는 이론편을 조금 강화해서 신구약과 역사 전체를 관통하는 말씀의 구속사적 중심성을 함께 나누고 이에 대한 단상을 간결하게 썼습니다. 이는 제가 평소에 신학을 공부하고 가르치며 절감하는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의 중요성을 정리한 것입니다.
그리고 성경을 묵상하는 가장 기본이 되는 사랑의 묵상법은 첫번째 묵상집에 수록된 글을 그대로 실었습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묵상의 방법들에 대해서는 강연과 북콘서트 및 질의응답 속에서 새롭게 배우고 깨달은 내용들을 기존의 묵상법과 통합하고 재구성해 보다 체계적인 형식으로 정리를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느낀 점은 이 땅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함에 있어 “다 이루었다” 경지에 도달할 자가 아무도 없다는 것입니다. 이는 이 땅에서는 하나님의 진리를 전체가 아니라 일부분을 알며 그 일부분도 선명하게 알지 못하고 희미하게 알기 때문에 지적인 완전성에 도달할 수가 없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점은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면 할수록 하나님에 대한 신뢰는 더욱 깊어지고 확신은 더욱 견고해진다는 것입니다. 정보의 분량과 관련된 지식의 확장이 아니라 관계의 깊이와 관련된 사랑의 증대가 지속적인 묵상이 주는 풍성한 열매인 것 같습니다. 이것은 이 묵상집에 실린 실재편이 잘 보여줄 것입니다.

이번에 책 제목을 <묵상: 신자의 품격>으로 정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묵상은 신자의 고품격 됨됨이와 삶의 모든 실천에 필수적인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과 사투를 벌이지 않고서도 신자의 고유한 품위를 유지하는 방법은 없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먹고 사는 신자의 정체성과 삶은 말씀을 규칙적인 끼니처럼 날마다 주야로 먹는 자에게만 주어지는 것입니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신자의 품격이 묵상의 고상한 모양새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즉 말씀으로 인해 내가 깨어지고 부서지고 낮아지고 죽고 없어지는 동시에 말씀으로 살고 말씀과 더불어 살고 말씀으로 말미암아 살고 말씀 안에서 살고 말씀 자체가 그 안에서 사는 전인격적 묵상이 신자의 품격과 직결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이 책의 출간에 함께한 강인구 세움북스 대표님과 직원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저의 묵상에 다양한 의견을 남겨 주신 「미러링」의 독자들과 제 블로그를 방문해 주시는 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무엇보다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내어 졸고를 읽으시고 추천사를 써 주신 류호준 교수님, 서자선 집사님, 신현우 교수님, 그리고 친구 안상혁 교수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기뻐하고 사모하며 주야로 묵상하는 모든 분들에게 주님의 은혜와 사랑과 긍휼과 자비와 위로와 지혜와 능력이 늘 함께 하시기를 기도 드립니다.

2015년 양평에서 저자 한병수

2015년 12월 6일 일요일

학문의 통일성

김영규 교수님 강의의 요약과 '자의적인' 해제 (2015.12.04)

1. 인과율(원인과 결과)의 문제를 푸는 것이 대체로 철학과 학문의 역사였다. 예전에는 시공간의 물리적 논리적 원인으로 만족할 수 없는 경우 우리가 도달할 수 없는 원인을 추구하되 그 궁극적인 원인을 때로는 우연이나 운명에게 때로는 어떤 신에게 돌렸다. 그때에 교회에서 신학은 주된 학문이며 철학은 신학의 시녀라는 관계성을 가지고 공존했다. 지금은 학문의 통일성이 특별히 과학에 의하여 급속도로 진전되고 있다. 일례로서 뇌과학의 발달로 심리학과 철학이 흡수되는 듯한 상황이 진행되고 있다. 과학이 학문의 통일성을 주도할 때에 발생하는 문제들이 많다. 일례로, 작금의 과학 수준이 담아내지 못한 비과학적 요소들은 배제된다. 

2. 오늘날 학문의 통일성이 촉발된 배경에는 '전체가 부분의 합보다 크다'는 사실, 즉 개개의 부분들과 부분들의 합에서는 도무지 알려지지 않는 내용이 전체성 속에서는 발견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세분화된 전문 영역들이 각자의 기능에 의해서는 그리고 그것들의 병렬적인 통합에 의해서는 해명하지 못하는 지식의 영역이 있는데 그것은 오직 전체성에 의해서만 담보되는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런데 문제는 학문의 통일성에 대한 기호가 학문들 사이의 경계선을 허물 정도의 근본적인 사실의 발견이나 기발한 이론들의 등장과 무관하게 범람하고 있다는 점이다.

3. 오늘날 학문의 통일성을 주도하는 과학이 봉착한 한계는 인과율을 해명하되 그 궁극적인 원인으로 소급하면 할수록 혼돈으로 빠진다는 사실이다. 자연에는 분명히 질서가 존재한다. 그러나 그 질서의 원인을 찾으려고 면밀히 관찰하면 그 실체가 "혼돈"으로 드러나고 있다는 사실에서 질서와 혼돈의 분리가 불가능해 졌고 혼돈에서 질서가 나온다는 비과학적 인과율 앞에서 과학은 당황하고 있다. 질서와 혼돈은 분명 어울리지 않는 개념의 조합이다. 그런데 그게 현실이다. 혼돈이 고려되지 않으면 어떠한 현실의 질서도 해명되지 않는다.

4. 자연의 질서가 혼돈에서 나온다는 말은 오늘날 과학이 사물과 사태와 사건의 궁극적인 근원을 모른다는 말의 다른 표현이다. 인과율의 해명이 혼돈의 벽에 부딪혔기 때문에 문명과 학문의 수천년치 발전이 어쩌면 허상으로 간주될 상황이다. 앞으로도 학문의 발전은 혼돈을 가중시킬 방향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러한 과학의 현실과 방향은 창조의 본질과 잘 상응한다. 창조의 본질은 "명하시매 지음을 받았다"는 시인의 고백에 고스란히 함축되어 있다. 만물이 하나님의 명령에 의해 무에서 존재로 부름을 받았다면 그 원인이 추적되지 않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5. 만물의 근원은 하나님의 명령이다. 당연히 말씀으로 무에서 존재하게 된 만물의 원인을 인간적인 방식으로 추적하면 해답의 없음과 질서의 없음으로 인해 인과율의 마비가 초래된다. 인과율의 시초를 추적하기 위해 극미시 세계와 극거시 세계에 학문의 고성능 눈길을 돌려도 무질서와 혼돈만 발견된다. 기존에 질서라고 간주하고 수학적인 공식으로 안심하고 대체했던 현상들도 실제로는 무질서와 혼돈을 보인다는 사실이 과학을 당황하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가역적 사실의 축적으로 인해 오늘날의 과학은 모든 현상에 질서와 무질서가 공존하고 있음을 부인하지 못한다.

6. 이러한 상황에서 인간의 조작과 통제가 불가능한 무질서와 혼돈을 무시하고 인간에 의해 가공된 매끈한 질서를 자연에 강요하면 인간 자신과 자연의 파괴만 가속시킬 것이다. 인간이 지금 추구하고 있는 학문의 통일성은 과연 정당한가? 오히려 인류의 유익에 역행하는 것은 아닐까? 학문의 인위적인 통합은 결국 혼돈과 무질서를 생략하게 되고 그 결과는 자연과 역사의 있는 그대로의 통합이 아니라 인간에게 발견된 지식 조각들의 임의적인 땜질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생각된다.

7. 성경은 "하늘에 있는 것이나 땅에 있는 것이 다 그리스도 안에서 통일되게 하려"는 하나님의 뜻을 기록하고 있다. 비약적인 결론을 말하자면, 학문의 진정한 통합은 오직 그리스도 안에서만 가능하다. "모든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 앞에 복종하게 함"이 온전한 통합의 유일한 해법이다. 모든 학문들은 인간으로 하여금 그리스도 예수의 온전한 형상을 이루는 보조적인 수단이란 사실에서 비로소 그 존재감을 확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