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15일 월요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는 교회의 다음세대 교육

"한국 교회의 다음세대 교육은 미래지향형인가"

한병수/ 전주대학교 기초융합교육원 교수, 교목
 
조만간 도래할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로봇과 인공지능, 빅 데이터, 3D 프린팅, 사물 인터넷, 클라우드, 자율주행 자동차 등으로 이루어진 지능적인 디지털 기술변혁 시대를 의미한다. 문제는 앞으로 10여년 이후에는 비록 20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지만 700만개에 육박하는 기존의 일자리가 사라져서 500만개의 일터붕괴 현상이 펼쳐질 것이라는 다보스 포럼의 암울한 전망이다. 지금은 대부분의 나라가 이러한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미래형 인재상은 어떤 것이며 어떻게 길러낼 수 있느냐에 대한 해결책 마련에 몰두하고 있다. 필자는 교회가 제공해야 할 해법은 전인격적 인재상과 선행의 실천력과 학문 및 직업의 전인적인 이해라고 생각한다.

다보스 포럼이 제시한 교육의 목적은 “난해한 문제를 푸는 능력, 비판적인 사고, 창의력, 인재관리, 협업하는 능력”이다. 이러한 내용은 4차 산업혁명 시대와 무관하게 각 시대마다 일터에서 늘 요구되어 왔던 것들이기 때문에 새롭지가 않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여명기에 선 교회의 구체적인 인재양성 방안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필자는 지금이 오히려 기능적인 요소들의 강화보다 전인격적 인재의 육성이 더 요청되는 시대라고 생각한다. 최근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앞으로 고용이 감소될 직종은 사무직, 행정직, 제조업, 건설업, 채굴업, 디자인, 스포츠, 미디어, 법률, 시설업 등이 유력하다. 그러나 비즈니스, 금융, 경영, 관리, 컴퓨터, 수학, 영업직, 교육 분야는 고용이 증가될 업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는 컴퓨터나 수학을 제외하면, 단순한 노동이 요구되는 분야는 기계로 대체되고 타인과의 원활한 소통이 요구되는 분야의 전망은 여전히 밝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전인격적 인재의 필요성은 계속해서 고조되고 있다. 이에 교회는 곧바로 써먹을 수 있는 기능성과 전문성 강화보다 그것들의 토대인 인간의 전인격 고양에 주력해야 한다. 이것은 특정한 시대에 국한된 해결책이 아니었다. 모든 시대가 요청하고 있고 교회가 집요한 관심을 기울였던 해법이다. 온전한 전인격은 교회에서 한 순간도 포기되지 않은 교육의 목적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는 교회의 또 다른 준비는 선행이다. 상당수의 일자리가 사라져서 실직하게 될 많은 사람들을 교회는 어떻게 도우며 최고의 선을 실행할 것인지를 준비해야 한다. 영원히 변하지 않는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도 한 사람의 온전한 전인격과 선행 추진력을 지향하고 한다.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이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하게 하며 모든 선한 일을 행할 능력을 갖추게 하려 함이라”(딤후3:16-17).

성경의 목적을 이 사회에 구현하는 것이 교회의 목적이다. 먼저 한 사람은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하게” 양육해야 한다.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은 존재이다. 하나님의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의 본체이신 그리스도 예수의 형상을 자신 안에 온전히 담아내는 사람이다.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예수의 형상은 의로움과 거룩함과 지혜이다(고전1:30). 의로움을 위해서는 하나님의 모든 말씀에 순종해야 한다. 하나님의 모든 말씀은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으로 요약된다. 거룩함을 위해서는 죄를 철저하게 회개해야 한다. 숨은 허물까지 깨닫게 해 달라고 간구하고 깨달으면 통회하고 자복해야 한다. 지혜를 위해서는 바울의 가르침을 따라 십자가의 도가 하나님의 지혜임을 확신해야 한다. 하나님의 형상을 온전히 이룬다는 것은 막연한 이론이나 관념이 아니라 이처럼 실천적인 경건의 훈련이 요구된다.

나아가 하나님의 사람은 모든 선한 일들을 수행하는 능력을 구비해야 한다. 취업과 생존을 위해 기술을 연마하고 스펙을 축적하는 차가운 경쟁의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선행이 무엇이고 어떻게 선을 실천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연습하고 실행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비록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역행하는 우매자의 모습으로 비쳐질 수 있겠지만 사실은 그것이 진정한 경쟁력과 절실한 대안이다. 타자를 밟아야 자아가 밟히지 않는 정글과 같은 사회에서 생존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이미 정글이다. 경쟁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약육강식, 적자생존, 승자독식 사회의 정글성은 더욱 악화된다.

이러한 때에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최첨단 기술을 연마하고 견고한 스펙을 쌓아서 취업하는 사람들의 대열에 참여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에 돌입하는 것보다 사라지게 될 500만개의 일자리에 종상했던 사람들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지를 정확히 분석하고 실직으로 인해 발생되는 필요를 어떻게 채워야 하는지를 치밀하게 궁구하고 그 필요를 채울 대규모의 재원 마련에 모든 교회가 집중해야 한다. 일자리의 광범위한 소멸과 집단적인 실직의 시대가 와도 온 국민이 교회가 있으니까 괜찮다고 느낄 정도로 교회는 선행 공작소와 공급자의 소명에 충실해야 한다. 이런 시각으로 보면, 4차 산업혁명 시대는 교회가 제대로 교회다울 때가 임박한 시대이다.

모든 시대에 모든 자들에게 “모든” 선한 일을 행할 능력을 구비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교회보다 더 교회다운 교회는 없다.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와 실직자로 대표되는 연약한 사람들을 그 어려움 중에서 돌아보는 것은 교회의 일순위 책임이며 하나님 앞에서의 참된 경건이다. 선행에 몰입하는 교회가 세상의 진정한 빛과 소금이다. 다시 말하지만, 교회가 하나님의 사람들로 하여금 시대의 어떠한 필요도 능히 채워줄 준비에 만전을 기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며 성경이 기록되고 우리에게 전하여진 목적이다.

끝으로 교회는 지식의 과도한 세분화와 배타적인 전문화로 인한 학문과 직업의 파편화 문제에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 기독교는 이 세상의 모든 올바른 지식과 지혜의 보화가 그리스도 안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바울은 그리스도 예수만 알기로 작정했고 동시에 예수님의 형상에 따른 전인격의 온전함과 전방위적 선행을 강조했다. 이 세상의 모든 지식은 주님의 형상으로 수렴되고 인간의 전인격에 부분으로 참여하여 하나의 유기적인 전체로 통합된다. 모든 지식과 학문은 인간 안에 하나님의 온전한 형상을 회복함에 있어서 저마다의 고유한 기여도가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주목하는 몇 가지의 분야들을 과장하고 다른 분야들을 폄하하는 것은 전체적인 지식과 학문의 불균형과 무질서를 초래한다. 당연한 결과로서 사회의 포괄적인 기반도 흔들린다. 이것을 인지하고 확실한 해결책을 제시하여 균형을 잡아주고 기반을 견고하게 붙들어줄 사회의 기관은 교회밖에 없다.

교회는 성경의 진리에 기초한 인간관을 설득력 있게 가르쳐야 한다. 영성과 인성과 지성과 감성과 의지와 사회성과 창의성과 신체성을 가진 인간의 성정은 어느 한 분야만의 도움을 받아서는 회복될 수 없다고 역설해야 한다. 신체의 건강을 위해 의학과 스포츠와 식품 영양학의 신체적인 필요를, 고품격 인성을 배양하기 위해 심리학과 교육학과 언어학과 철학과 역사와 문학과 인류학의 인문학적 필요를, 지성을 키우기 위해 문법과 논리와 수사학과 천문학과 기하학과 산술학과 생물학과 화학과 물리학의 지성적인 필요를, 감성의 성숙을 위하여 미학과 시학과 미술과 음악과 영화의 예술적인 필요를, 의지의 강화를 위해서는 윤리학과 사회성의 함양을 위해서는 정치학과 사회학과 법학과 경제학과 경영학의 사회적인 필요를, 창의성을 위해서는 전기와 전자와 컴퓨터와 재료와 건축과 기계 공학들의 기술적인 필요를 골고루 역설해야 한다.

신앙세계 2017년 5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