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30일 금요일

친구 아버님의 묘소에 갔드랬다

친구의 아버님이 주님의 품으로 떠나셨다. 지병도 없이 건강하게 사시다가 급작스런 일로 생을 접으셨다. 친구를 비롯한 모든 유가족은 지금도 실감에 이르지 못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구의 표정에는 흔들림이 없는 신앙의 힘과 평강이 가득했다. 친구 아버님은 믿음으로 가정을 세우시고, 교회에 본을 보이시고, 떠나가는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유용한 모든 것을 타인에게 나누시고 떠나셨다. 그분이 남기신 것은 믿음의 유산 뿐이었다. 친구 아버님의 잠드심과 친구의 고백을 통해 출생과 삶과 죽음은 사람의 뜻과 계획으로 좌우되는 것이 아님을 다시 깨닫는다. 아버님은 한뼘 넓이의 자연장에 묻히셨다. 공간도 모양도 소박하다. 자연으로 돌아갈 한 줌의 재는 땅에 묻혔으나 영혼은 하나님과 함께 거하심을 생각하게 만드는 장지였다. 생이 죽음에 의해 재해석될 필요성도 느껴진다. 땅에서의 부귀와 영화도 마지막 순간에는 맥없는 한 줌의 재이겠다. 영원토록 썩지 아니하는 양식을 위해 생의 땀방울이 흘러야 되겠다는 다짐도 친구 아버님의 선물이다. 조문하러 갔다가 교훈만 잔뜩 챙기고 돌아왔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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