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28일 금요일

신학의 나이테

바울은 고린도 교회에 사랑을 강조했다. 그게 빠지면 천하의 보물이라 할지라도 무로 변한단다. 언사가 격하다. 허나 그런 격문이 극도의 강조를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다윗의 경우는 주의 인자가 자신의 생명보다 귀하단다. 그래도 사랑의 가치와 무게를 다 말하지 못한다.

이런 사랑의 사도가 갈라디아 교회에는 복음의 경계를 한 치만 벗어나도 차가운 저주를 받되 천사들과 사도들도 자유롭지 않단다. 눈섭에 서리가 내릴 정도다. 이처럼 사랑과 진리는 서로 가까이 할 수 없는 자석의 양극이다. 온도차가 극심하다.

한 입으로 두 말을 하는 바울의 표정은 안색 하나 변하지 않고 진지하다.

복음이 없는 사랑과 사랑이 없는 복음은 존재하지 않으며 상상조차 불허한다. 둘 사이에는 갈등과 대립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그 둘은 두마리 토끼처럼 부지런히 뒷좇아도 좀처럼 개념의 손아귀에 포획되지 않는다. 좁은 복음과 넓은 사랑이 어떤 입맞출 것인지가 궁금하다. 오늘도 그 궁금증의 껍질을 한겹씩 벗기려고 한다.

신학의 나이테가 이마의 주름처럼 한줄 한줄 늘어간다. 년수는 쌓이는데 성숙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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