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30일 일요일

세상이 목마른 선교

아브람아 두려워 말라 나는 너의 방패요 너의 지극히 큰 상급(merces tua magna nimis)이다

북방 강대국을 무찌른 아브람은 롯을 비롯하여 포로들을 구하고 모든 빼앗겼던 물건들을 회수하는 쾌거를 거두었다. 이에 소돔왕은 '사람은 내게 보내고 물건은 네가 가지라'는 후한 사례를 제안했다. 그러나 아브람은 '네게 속한 것은 실 한 오라기나 들메끈 한 가닥도 내가 가지지 않겠다'고 응수했다. 이유는? 치부케 하였다는 자랑의 여지를 실 한 오라기나 들메끈 한 가닥도 땅에 남기지 않으려는 결연함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브람이 자신과 동행한 아넬과 에스골과 마므레의 분깃까지 간섭하려 하지는 않았다. 자기 수하에 있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인간의 고유 권한이라 할 수락과 거절의 자율성을 자신의 신앙 기준에 의거해 박탈하는 '폭력'을 가하지는 않았다는 말이다. 멋진 사람이다. 이 사건이 벌어진 이후에 하나님의 말씀이 그에게 임하였다. '아브람아 두려워 말라 나는 너의 방패요 너의 지극히 큰 상급'이다. 이 구절은 이 땅에 무수한 양태로 잠복해 있는 보상심리 종결구다.

사람들은 땀흘린 소득의 잉여분은 상황에 따라 없어도 어쩔 수 없다지만 수고의 댓가만은 반드시 챙기고자 한다. 그게 땅에서의 정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브람의 행보는 사뭇 기이하다. 타인에 대해서는 그런 정의의 구현을 마땅한 것으로 돌리지만 자신에 대해서는 다른 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존재가 그 기이함의 핵심이다. 아브람은 그분 자신이 최상급의 보상이란 사실이 보존되는 방식의 삶을 추구한다.

이런 삶은 교과서를 이탈하는 방식이 분명하나, 어쩌면 그래서 세상을 어지럽게 하는 고차원의 정의를 구현하는 삶이다. 하나님이 범사에 인정되는 정의란 아브람이 보여준 하나님을 최고의 선으로 여기는 삶에서 발견된다. 이런 정의가 지구촌의 한 구석에서 숨쉬고 있다면 하나님의 무궁한 긍휼과 자비의 증거임에 분명하다. 그런 가정, 그런 교회, 그런 사회가 있다면 세상은 하늘의 정의를 목격하고 경청할 수 있는 큰 스승을 얻은 것이다.

지금 세상은 이런 선교가 목마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

댓글 남겨 주셔서 감사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