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2일 화요일

자녀양육

자녀를 키우면서, 마음의 일거수 일투족이 눈에 들어온다. 아이들의 마음을 읽으면 행위도 읽어진다. 행위로는 반듯한데, 속으로는 비틀어진 자녀들이 있다. 아이들이 아무리 행위로 속을 감추려고 해도 부모의 눈에는 아이들의 마음이 그냥 읽어진다. 읽었다고 부모가 내색하면 아이들은 그게 아니라고 부인한다. 그렇게 부인한 이후에 아이들은 곧장 알리바이 확보에 들어간다. 이것은 현상의 단순한 재구성이 아니라 자신의 양심에 최면을 걸고 진정성이 있었다는 것을 스스로도 확신하는 작업이다. 이런 확신이 마련되면 급조된 진정성을 안면에 걸고 논쟁의 기선을 제압하려 한다.

부모가 되면 이러한 내면의 은밀한 움직임이 공공연한 관찰의 내용으로 포착된다. 문제의 핵심은 아이들이 애초에 가졌던 정확한 동기를 추적하여 투명하게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그저 품어주는 사랑으로 그런 아이들의 인격적 건강도를 높이는 것에 있다. 이러한 상황을 경험할 때마다 부모의 한계가 느껴진다. 첫째는 나 자신의 모습을 자녀의 일상에서 확인하는 것이 괴롭고 그 괴로움을 해소하기 위해 자녀의 못마땅한 모습을 감정으로 억압하는 자신을 관찰하게 된다. 둘째, 자녀의 은밀한 거짓이 사람의 손으로는 교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은혜의 보좌에 엎드리게 된다. 양육은 은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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