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14일 월요일

아침의 신비

아침의 신비가 안구를 스밀고 들어온다.
그건 낮의 선명한 구체성이 윤곽을 잡기 직전
몽롱한 운무의 휘장이 채 걷어지지 않은 장면이다.

양화교를 지나는 순간에는
교각을 장식하고 지탱하는 일렬로 선 물상들이
차창을 양쪽으로 할퀴고 급하게 지나가다.

아직 햇살은 운무의 철벽을 허물지 못하였다.
그런데 오늘은 태양이 중천을 누빌 무렵에도
아침의 뿌연 신비는 지속될 전망이라 한다.

그런 전망에 미세먼지 마스크가 먼저 떠오른다.
도시에 진열된 아침의 신비는 문명의 찌꺼기다.
그런 찌꺼기 틈에서도 다른 신비의 숨결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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