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23일 화요일

빚, 이제서야 훌훌

오늘에야 미국생활 10년치의 빚을 청산했다. 그 댓가로 글빚들이 산더미를 이루지만 이자나 패널티 요금이 추가되지 않으니 대응이 훨씬 용이하고 부담도 전무하다. 기한만 넘기지 않으면 독촉장 수령의 부담감도 주어지지 않는 상황이다. 한국에 와서 1년이 채 못되어서 빚청산의 과업을 이룬다는 건 주님의 전적인 은혜요 기적이다. 빚이 청산되기 이전에는 사랑의 빚 외에는 아무것도 지지 말아야 한다는 평소의 신앙적인 소신에도 금이 갔었는데 오늘에야 다시 원래의 지점으로 귀환했다. 참으로 은혜로다.

대개 미국에서 유학하는 학생들의 적잖은 비율이 빚으로 연명한다. 작년에는 박사학위 취득을 했었어도 학교에 빚이 있었기에 학위기를 오래동안 수령하지 못했었다. 그게 손아귀에 들어온 때는 지난 12월 말이었다. 그때서야 학교에 밀린 방값을 모두 지불했기 때문이다. 이제 학교에도 은행에도 빚이 사라졌다. 유학의 삶이 이제서야 종결된 느낌이다. 앞으로는 부하지도 않고 빈하지도 않았으면 좋겠다. 입에 풀칠을 하는 정도로만 수입이 있고 전 생애가 주님과 교회와 세상 앞에 가치만 생산하는 나날이길 소원한다.

가난에 처할 줄도 알고 부귀에 처할 줄도 알아야 한다는 바울의 권고와, 부하지도 빈하지도 않게 해 달라던 지혜자의 간구가 뇌리에서 교차한다. 적정선을 벗어나면 늘 유혹과 소문으로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 나는 바울의 권고와 지혜자의 간구를 최고의 가치에 집중할 최적의 환경 추구로 이해한다. 주께서 늘 그러한 길로 인도해 주시기를 간구한다. 학자의 영과 학자의 귀와 혀를 주셔서 하나님을 대적하여 높아진 모든 사상과 생각을 파하고 그리스도 앞에 복종케 하는 가치의 산출이 삶의 내용이길 소원한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

댓글 남겨 주셔서 감사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