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20일 일요일

초대교회 성도의 삶

초대교회 시대에 성도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니케아 이전 무명의 교부가 쓴 글에서 그 윤곽을 얼추 더듬는다. 오늘날의 성도들이 살아가는 삶과 적잖은 괴리가 느껴지니 속이 불편하다. 문명의 옷차림이 변하기는 하였어도 여전히 사람이 사는 세상인데...부끄럽고 씁쓸하다. 조용한 성찰과 정직한 숙고의 자료라고 생각하여 번역해 보았다.

"성도들은 다른 사람들과 구분된다. 그들이 머무는 나라나, 사용하는 언어나, 준수하는 관습에 의해서가 아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자신의 고유한 도시에 주거하지 않고 고유한 언어의 양식도 고수하지 않고 어떤 독특성에 의해 구별되는 삶을 영위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이 추구하는 행위의 방침은 호기심에 취한 사람들의 사색이나 숙고에 의해 고안된 것이 아니며, 어떤 이들처럼 순전히 인간적인 가르침의 수호자로 자처하는 일도 없다. 하지만 성도들은 각자에게 주거가 할당된 대로 야만인의 도시나 지성인의 도시에 거주하며 의식주나 다른 일상적인 행위에 있어서 각 주거민의 관습을 역류하지 않으면서 우리에게 탁월하고 심히 충격적인 삶의 양식을 펼쳐 보인다.

1) 그들은 자신들의 나라에 머물러 있으면서 과객처럼 살아간다.
2) 시민의 신분으로 그들은 모든 것에 있어서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나 마치 이방인인 것처럼 모든 것들을 인내한다.
3) 그러한 모든 이방 나라가 그들에게 모국으로 되어 있지만 그들이 출생한 모든 땅은 이방인의 땅이었다.
4) 그들도 다른 사람들과 같이 결혼하고 자녀를 낳지만 낙태하지 않는다.
5) 그들은 공공의 식탁을 사용하나 공공의 침대는 사용하지 않는다.
6) 그들도 육신 안에서 살지만 육신을 따라서 살지는 아니한다.
7) 그들도 땅에서 그들의 나날을 보내지만 하늘의 시민으로 살아간다.
8) 그들도 제정된 법질서를 따르지만 그들의 삶은 그런 법의 차원을 초월한다.
9) 그들은 모든 사람들을 사랑하나 모든 이들에 의해 핍박을 당한다.
10) 그들은 무명이며 정죄를 당하고 죽음에 내던짐을 당하지만 다시 살아난다.
11) 그들은 가난하나 많은 자들을 부요하게 만든다.
12) 그들은 모든 것에 있어서 빈곤하나 모든 것에 있어서 풍족하다.
13) 그들은 불명예를 당하지만 바로 그런 불명예 속에서 명예롭게 된다.
14) 그들은 비방을 당하지만 의롭다고 일컬음을 받는다.
15) 그들은 매도되나 축복한다.
16) 그들은 조롱을 당하지만 그 조롱을 존대로 응수한다.
17) 그들은 선을 행하지만 행악자로 징계된다.
18) 그들은 징벌을 당하여도 마치 소생한듯 기뻐한다.
19) 유대인에 의해서는 이방인인 것처럼 공격을 당하였고 헬라인에 의해서는 핍박을 당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도들을 미워하는 그들은 자신들을 미워하게 할 근거를 그들에게 제공할 수 없었다."

Ep. ad Diognetum, ch.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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