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 6일 금요일

죄의 올바른 이해

"오직 주께만 범죄하여"

다윗의 진술이 특이하다.
죄의 대상을 하나님 한 분으로만 제한하는 듯한 구절이다.
그러나 이것은 한 인간의 존엄성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는
참으로 탁월하고 경건하고 정확한 이해이다.

정의란 무엇인가?
근년에 미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를 강타한 물음이다.
정의란 존재에 합당한 대우를 해 주는 것에서 발견된다.
그런데 존재가 하나님과 어떤 식으로 결부되어 있다면
그 존재에게 어떠한 대우가 합당할 것인가?

하나님에 대한 고려가 배제된 존재에의 대우는
시도될 수 있는 최고의 대우를 해 주더라도
여전히 부당하여 정의는 세워지지 않게 되고
각 존재의 고유한 존엄성은 어떤 식으로든 훼손된다.

인간을 생각할 때
한 사람의 존엄성을 가장 정의롭게 존중하는 상태는
바로 하나님이 보시는 그만큼의 가치를 지닌 존재로 인정할 때에
비로소 인간의 고유한 존엄성은 존중되고 정의는 실현되는 거다.

다윗은 밧세바를 간음했고 우리야를 모살했다.
"오직 주께만 죄를 지었다"는 고백은 마치
밧세바와 우리야의 존재와 존엄성을 무시하는 듯하다.
그러나 그렇지가 않다.
다윗의 말은
인간을 존중하는 태도의 차원이 회개와 더불어
어디까지 높아지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고백으로
이해해도 무리가 없을 듯하다.

단순히 인간에게 죄를 짓는다고 생각하면
인간에게 죄를 짓지 말아야 한다는 정도의 경계심이 발동한다.
죄를 저질러도 인간의 존엄성에 상응하는 죄책감을 느끼고
그것에 준하는 처벌을 감수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만약 모든 만물에 대하여, 특별히 인간에 대하여
모든 죄가 하나님에 대한 것이라고 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죄는 신적인 차원의 무한한 위엄을 훼손한 것이며
거기에 상응하는 무한한 죄책감이 느껴질 수밖에 없으며
그런 죄책을 따라 측량을 불허하는 무게의 형벌이 합당하다.

죄를 이런 식으로 이해하는 사람의 마음은 어떠할까?
죄가 하나님과 관계된 것이고
모든 죄가 하나님께 저질러진 불법이라 한다면
죄에 대한 미움은 얼마나 심대해야 하겠는가!
이것은 이런 미움의 극대화를 기대한 어거지 주장이 아니다.
죄가 원래 그러하다. 하나님과 관계된 것이다.
다윗의 죄도 비록 밧세바와 우리야가
가시적인 죄의 대상이지만
나단 선지자의 전언에 따르면
"네가 여호와의 말씀을 업신 여기고
나 보기에 악을 행한 것이라"(삼하12:9)고 한다.
다윗도 그런 맥락에서
"내가 여호와께 죄를 범했다"(삼하12:13)고 한다.

다윗의 고백은 죄의 속성을 있는 그대로 증거하고 있다.
우리는 모든 만물에 대하여, 특별히 사람들에 대하여
아무리 작고 천하고 가난하고 연약하다 할지라도
인간을 대함에 있어서 하나님에 대한 태도를 견지해야 하겠다.

바울은 그리스도 예수마저 육신으로 알았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그와의 인격적인 만남 이후에
어떠한 사람도 육체대로 알지 않겠다고 고백했다.
단순히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았다는 창조의 원리를 넘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이 되었다는 관점으로
사람들을 대할 것이라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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