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 8일 일요일

신학서론 채점중에...

개혁파 정통주의 신학서론 과목의 기말고사 특징은 질문도 알려주고 자료도 주고 오픈북을 한다는 것이었다. 모든 걸 허용했다. 대신에 각 질문에 대해 자신이 최고의 답변이라 생각하는 것을 신앙고백 하듯이 답안지에 담으라고 주문했다. 학생들의 고백이 궁금했다. 학생들의 답변을 읽으면서 너무도 아름답고 향기로운 옥고들을 담은 답안지와 마주친다.

사실 수업 시간에 대체로 너무도 조용하고 질문도 희귀해서 학생들이 1) 말똥말똥한 눈빛 너머로 졸거나, 2) 집중은 하는데 관심이 없거나, 3) 표정은 흐뭇한데 이해가 안되거나, 4) 강의가 싫거나, 아니면 5) 내가 싫거나 했겠다는 공상에 이따금씩 젖었었다. 그런데 답안지를 보니 이해도도 높고 진정성도 짙고 고백의 규모와 골격도 흡족하고 문장력도 뛰어나다. 묶어서 책이라도 내고 싶은 심정이다. 열심히 공부한 그대들, 아름답다. 학생들의 이러한 답안지 고백을 혼자서만 읽을 수 있다는 게 선생의 상급이란 생각마저 드는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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