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6일 수요일

항구적인 기도의 이유

쉬지 말고 기도하라 (살전5:17)

신앙의 나이테가 한겹씩 늘어날 때마다 이 말씀의 질감이 달라진다. 기도는 삶에서 어쩌다가 만나는 환란 수습용 비품이 아니라는 사실이 절감된다. 기도는 삶의 모든 순간들을 위해 '명하여진 은혜'이다. 한 순간도 기도와 무관할 수 없기에 기도는 쉬지 말아야만 한다.

일상의 모든 소소한 일들도 스스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혹 해결된 일들이 있더라도 나의 능과 힘으로 이루어진 것은 지극히 소소한 일조차도 없다는 것, 이는 신앙적인 해석이 아니라 그 자체로 사실이란 깨달음에 젖어든다. 심지어 존재하는 것도 그러하다.

"쉬지 말고 기도하라." 인간의 본질적인 상태를 이것보다 더 정확하게 묘사하는 표현이 있을까? 존재하고 살고 기동하는 모든 것들이 주님께 의존하고 있다는 인간의 실존은 한번도 변경된 적이 없다. 누구도 스스로 존재하고 스스로 살고 스스로 움직이지 못한다.

한 순간도 기도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 기도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겠다. 기도 없이는 움직임도 가능하지 않다. 그런 상황이 주어질 때마다 유쾌하고 즐겁지는 않으나 나 자신의 처한 본성을 직시할 수 있어서 유익이다. 죽음 앞에서는 그 유익의 크기가 갑절이나 더하겠다.

지혜자는 우리에게 어려운 때에 숙고를 권하였다.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지, 우리는 누구인지,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는 어떤지를 환란의 때보다 더 선명하게 확인하는 기회는 많지가 않다. 타인의 고난을 진실하게 이해하는 최고의 준비도 환란의 때이겠다.

시간은 반복되지 않고 매 순간마다 만나는 경험도 동일하지 않다. 하나의 경험이 전달하는 교훈의 색조와 결은 고유할 수밖에 없다. 그것을 포착할 기회를 놓쳐서는 안되겠다. 요즘 그런 숙고의 기회가 많이 주어진다. 생의 고유한 순간들, 놓치고 싶지가 않다.

나에게는 이것이 기도를 쉬지 말아야 할 이유이다. 명령문을 대할 때마다 강요나 억압이 아니라 영혼의 소생과 갈등의 종식과 눈의 밝아짐을 경험한다. 성경은 이렇게 은혜로운 명령으로 충만하다. 은혜 베푸시고 싶으셔서 '안달'이 나신 아버지의 말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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