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6일 수요일

믿음은 승리이다

세상을 이긴 이김은 이것이니 우리의 믿음이다 (요일5:4)

여기서 "이김" 혹은 "승리"의 헬라어 원문은 "비케"(νίκη)이다. 어떤 학자는 "비케"를 "승리하는 수단 혹은 방편"으로 번역한다. 내가 보기에는 두 번역이 다 가능하다. 믿음은 승리의 방편인 동시에 승리 자체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믿음으로 세상을 이긴다. 믿음으로 말미암아 사는 것은 세상을 이기는 삶, 세상에서 승리하는 삶이다. 믿음으로 산다는 것은 우리가 보지 못하나 간절히 소망하는 하나님 자신을 인정하며 사는 삶이다. 그분 때문에 승리할 수밖에 없어진다.

문제의 가까운 원인들이 우리의 시야를 덮으면 억장이 무너진다. 해결의 실마리가 안보인다.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막힌다. 그 답답함과 숨막힘은 사실 가까운 원인들 때문이 아니라 그 원인들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에서 비롯된다.

그런데 믿음으로 말미암아 가까운 원인들의 보이지 않는 원인이신 하나님을 보면 숨통이 트이고 가슴이 시원하게 뚫어진다. 악을 선으로 바꾸시는 하나님을 믿으면 비록 사태는 여전히 암담해도 그 사태를 대하는 나의 태도에는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나 자신의 잘못으로 말미암아 벌어진 문제일 경우, 우리가 느끼는 하나님의 개입과 섭리는 더욱 선명하고 섬세하다. 이는 나의 죄와 주님의 은혜가 너무도 극명하게 대조되기 때문이다. 죄가 더한 곳에 은혜가 더하는 법이다. 그러니까 죄를 더 짓자? 그럴 수 없느니라.

믿음은 방편일 뿐 아니라 그 자체가 승리이다. 헤어나올 수 없는 역경의 늪에 빠져보면 안다. 이런 경우에는 해답이 없다. 해결의 기미도 찾아보기 어렵다. 부르튼 입술에는 좌절의 한숨만 연거푸 출고된다. 믿음이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가 승리인 경우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아무리 답답해도, 땅을 꺼뜨리는 한숨이 쏟아지는 상황 속에서도, 그런 상황이 변화될 일말의 조점도 안보인다 할지라도 우리가 주님을 믿는다면 여전히 승리할 수 있다. 믿음이 승리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믿는 것, 그게 승리이다.

승리의 근거를 믿음으로 말미암은 상황의 변화에서 찾으려는 '유혹'이 있다. 이는 믿음을 승리의 수단일 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찾아오는 유혹이다. 그러나 믿음은 또한 그 자체로 승리이다. 상황의 호전이 수반되지 않더라도 믿음을 잃지 않았다면 그 자체가 승리이다.

믿음은 그 자체로 승리이기 때문에 우리의 승리는 누구도 방해하지 못한다는 결론이 뒤따른다. 그 승리를 방해하는 유일한 원흉은 우리 자신의 불신이다. 믿음은 상황을 바꾸는 마술봉이 아니다.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믿음이 있다는 것 자체가 신비이고 승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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