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13일 일요일

수학을 넘어서

수학을 알면 사유의 길이 보인다. 때로는 피곤하고 때로는 안타깝다. '이건 아닌대'의 입증에는 용이하다. 대단한 박식가와 달변가도 정교한 수학적 회로를 수시로 이탈한다.

그렇다고 수학에 진리의 객관성을 부여할 필요까진 없다. 수학도 동의의 폭이 넓기는 해도 여전히 행하는 주체가 사람이란 본질적 주관성을 극복하진 못해서다.

수학에는 조화도 있고 체계도 있고 질서도 있지만 대립도 있고 모순도 있고 비약도 있다. 세상이 수로 되어 있다는 주장의 근거들을 그냥 허술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수학이 세상을 다 덮지는 못한다고 생각한다. 하나님을 아는 지식은 더더욱 그러하다. 수학적 객관성과 정밀성이 때때로 진리를 가늠하는 경우를 본다.

수긍의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도록, 왠만한 지성이 반박의 대립각을 함부로 세울 수 없도록, 거절하면 몰지각과 맹신의 협의를 뒤집어 쓸 수밖에 없도록 수학화된 현장이 있다.

이러한 인간의 마음과 경향 일반을 지으신 하나님은 우리에게 믿음이 요구되는 계시의 방식으로 성경을 주셨다. 수학적 잣대가 가볍게 무시되는 것을 세상은 견디지를 못한다.

비록 히포의 주교가 "지혜는 모든 것에 수를 주었다"고 하면서도 수학자를 경계하되 심지어 진리를 말하는 때에라도 그리해야 한다고 한 태도에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여기서 언급된 수학은 인간의 언어와 과학과 문화와 논리와 체계와 질서와 대립과 모순과 비약까지 포괄하는 광범위한 개념의 총화로서 이해하면 되겠다. 사실이 그렇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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