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7일 월요일

벌레의 신세

벌레를 잡고 벌레를 말리고 벌레를 진열하고 벌레의 종과 목과 학명과 서식지와 채집장소 및 시간까지 기입하는 작업에 자식과 함께 몇 일동안 매달리고 있다. "벌레 같은 인생"이란 욥기의 기록 때문인지 벌레의 신세가 생소하지 않고 미묘한 동질감이 느껴진다.

성경에 벌레도 인생의 중요한 비유로 언급되고 있음을 보고 피조물 중에 필요하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깊고 섬세한 하나님의 계시적인 배려가 느껴지니 벌레와 더불어 보낸 시간이 나쁘지가 않았다. 그러나 벌레와의 밀착관계 유지는 거절한다.

"눈을 어디로 돌리든지 이 세계에는...하나님의 영광의 섬광이 빛나지 않는 곳은 하나도 없다"고 한 칼빈의 통찰이 어쩌면 벌레와 같은 미물을 관찰하다 촉발된 것인지도 모른다는 엉뚱한 생각도 훓고 지나갔다. 암튼 아들의 과제가 많은 생각을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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