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1일 금요일

성경이 낯설다

성경에서 때때로 낯선 언급들을 만난다.
상식의 선에서도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그럴 때마다 내면에는 지적 갈등이 일어난다.
세 가지 반응이 멱살을 잡고 격한 씨름을 벌인다.

1) 말씀이 언제나 옳으니까 무조건 동의해라.
2) 시대가 다르니까 오늘의 잣대로 걸러서 이해해라.
3) 기록 당시에만 적용되던 낡은 시대성은 무시해라.

얼굴을 붉히는 대립의 기운이 누그러들 즈음이면
성경과 문화적인 갭과 제한적 시대성 문제는 흐려지고
문제의 근원이 나 자신에게 있음을 직시하게 되는
다소 냉정하고 정직한 순간이 겸허하게 찾아온다.
성경의 진리에서 많이 멀어져 있는 '나' 문제 말이다.

창조자요 주인이요 아버지인 하나님의 말씀인데
동의도 안되고 이해도 안되고 적용도 안되는 건
성경 편에서의 문제가 아니라 말씀에서 내가 얼마나
멀어져 있는지를 고발하는 거북한 반증이다.
이에 대해서는 성경이 아니라 자신을 부인함이 옳다.

성경이 제시하는 기준과 가치와 방식과 방향은
나의 죄악된 실상을 보여주는 율법적인 기능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안에 그러한 것들이
구현될 수 있도록 은혜 베푸시는 복음적인 기능이
동전의 양면처럼 등을 맞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성경의 모든 진리가 산소처럼 아무런 저항감 없이
호흡처럼 편하게 섭취될 정도로 친밀해질 날이 올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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