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6일 수요일

성경이 좋다

성경이 좋다.

인간의 글은 의미의 바닥이 쉽게 드러난다. 그러나 성경은 그 언어의 저자가 하나님인 이상 그 의미의 분량은 무한하다. 타자화가 불가피한 인간의 언어 특성조차 속박하지 못하는 성경의 언어는 영원토록 하나님이 주어로 계신 살아있는 계시이다. 성경의 언어는 그 의미가 독자에게 맡겨지지 않았다. 계시하신 분도 그분이요, 그것을 해석하는 것도 그분의 조명이요, 해석된 의미의 성취도 그분의 일이요, 그 모든 것들이 합력하여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신 것도 하나님의 자기 계시이다. 지금도 살아계신 하나님을 생각할 때에, 성경은 영원히 계신 그분이 모든 인류에게 전하고자 하시는 말씀의 기록이라 하겠다. 특정한 인물이나 계급이나 환경이나 시대적 풍조에 얽매일 수 없는 영원하고 무한하고 불변하신 하나님의 언어이다. 

아무리 탁월한 해석의 열반에 이르러도 내 것이라 주장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도록 하나님의 말씀은 하나님 자신이 주어로 남는 기록의 그러한 방식으로 우리에게 주어졌다. 원문을 읽고 분석하는 경험의 축적이 우리가 해석의 주체인 것처럼 착각하게 하는 인간의 자신을 향하는 경향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성경이 자체의 해석자요(scriptura sui ipsius interpres) 성경과 성경을 비교하는 방식(collatio locorum) 속에서 성령의 조명(illuminatio spiritus sancti)으로 자체의 의미를 드러내고 있다는 종교개혁 해석학의 기본을 망각하는 것은 의식의 감시망도 은밀하게 허문 인간의 죄성이라 아니할 수 없다. 

하나님의 말씀은 참으로 신비롭고 그보다 더 큰 선물이 없을 인류의 가장 보편적인 선물이다. 말씀으로 만물을 창조하신 신비보다 그것을 언어로 표상하고 설명하되 하나님이 궁극적인 저자요 주어로 되셔서 창조의 가치와 의미와 목적과 방향과 본질을 밝히는 성경이 나에게는 더 신비롭고 큰 선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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