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12일 목요일

인생의 무게

아 슬프도다 사람은 입김이며 인생도 속임수라 (시62:9)

심지어 저울에 달면 입김의 무게보다 가볍단다. 나의 지각이 짧아 흡족한 저울질이 안되지만 시인의 정확하고 명료한 통찰에 수긍의 고개를 끄덕이지 아니할 수 없다. 깨끗한 양심을 말하는 와중에도 지저분한 거짓에 최면이 걸린 상태일 뿐인 경우가 얼마나 많던가.

웃을 때에도 마음에 슬픔이 있고 즐거움의 끝에도 근심이 공존하는 것이 인생이다. 늘 웃고 즐거워 보이는 인생도 의지할 대상이 아니고 부러워 할 이상형도 아니다. 잠간의 우아한 표정관리 위해 수면 밑에서는 결사적인 발버둥이 이를 떠바친다.

그럴듯해 보이는 게 가장 은밀한 가짜인 경우가 태반이다. 범사에 의심의 눈초리로 경계함이 옳다는 게 아니다. 시인의 권고처럼 자신을 비롯한 어떠한 인생도 의지하지 말고 오직 하나님만 무시로 의지하고 그의 앞에 마음을 토하라는 것이다.

남들보다 더 효과적인 힘도 의지하지 말고 경제력이 타인의 손에서 내게 옮겨진 것으로 허망하여 지지도 말고 관심과 의식의 코뚜레를 재물의 증대에 내맡기지 말라는 권고의 이유로서 시인은 입김보다 경한 인간의 가벼움과 인생의 속임수를 언급했다.

인생이 코의 호흡일 뿐이라던 이사야의 기록도 떠오르며 이런 의미의 저울질이 다소 슬프지만, 왠지 인생의 본질과 총화를 제대로 가늠해 보았다는 흐뭇한 느낌도 든다. 하나님과 인생을 바르게 알기 위해서는 상식의 뿌리가 뽑히는 구절들도 묵상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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