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9일 월요일

소통의 달인

너희 말을 항상 은혜 가운데서 소금으로 맛을 냄과 같이 하라 그리하면 각 사람에게 마땅히 대답할 것을 알리라 (골4:6)

은혜로운 언어의 구사자는 참으로 지혜롭다. 평화로운 소통에 찬물을 끼얹는 언폭의 소유자가 얼마나 많은가. 말에 실수가 없는 자를 완전한 자라 하였던가. 지난달 어떤 선생님은 30분만 대화를 나누어도 상대방이 어떤 사람이고 앞으로 무엇을 할 사람인지 읽어낼 수 있다신다. 언어라는 매체에 담기는 삶과 인격의 함량이 많다는 뜻이겠다.

지혜자는 '경우에 합당한 말이 아로새긴 은쟁반에 금사과'라 했다. 개밥그릇 속에 음식 찌꺼기 같은 어법도 있다는 얘기겠다. 타이밍이 화법의 질을 좌우한다. 이런 타이밍을 기본으로 깔고 바울은 지금 소통의 은혜로운 태도를 권면한다. 나아가 상대방을 이기고, 설득하고, 지적하고, 나를 드러내고 자랑하고 높이고자 하는 태도도 소통의 극약이다.

화법의 개혁과 원숙은 "은혜" 없이 단순한 다독과 수다의 분량으로 얻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맛깔스런 소통의 구현은 은혜의 열매이다. 소금이 맛이라는 열매만 산출하고 자신은 종적을 감추듯이 자신이 전면에 전혀 부각되지 않으면서 만남을 윤택하게 만드는 그런 사람은 누구를 만나든 어떠한 상황이든 마땅히 대답할 말을 깨닫는다.

하여 소통의 진정한 달인은 달변가가 아니라, 대화의 주도권을 거머쥐지 않고 말수도 적으면서 여전히 마땅히 할 말을 발설하여 소통의 참맛을 더하는 사람이다. 여기서 "마땅히 할 말"의 내용이 생략되면 대화의 처세술 이상의 의미는 파묻힌다. "마땅히 할 말"은 "그리스도 예수의 비밀"이란 골로새서 전체의 주제가 바로 은혜의 핵심적인 내용이다.

이처럼 은혜로 소금맛을 내는 소통의 참맛은 그리스도 예수에게 달렸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비약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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