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13일 금요일

진리의 봉사자

우리는 진리를 거슬러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오직 진리를 위할 뿐이니 (고전13:8)

이렇게 바울은 스스로를 진단했고 모든 기독인도 그래야 한다는 일침을 날리고 있다. 진리를 거스리는 일이라면 차선책이 아니라 안하는 게 상책이다. 아니 할 수 없어야 하는 게 정상이다. 바울은 진리를 위하지 않고 거스르는 것을 행위능력 자체가 동결되는 사안으로 이해했다.

진리를 거스르는 것과 진리를 위하는 것이 나란히 대비되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진리를 거스르지 않는 것만도 다행이다. 그러나 바울은 진리를 거스르지 말라는 소극적인 처신을 넘어 진리를 위하라는 적극적인 태도를 촉구한다. 모든 순간과 모든 삶이 진리를 위하여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칼빈은 교회의 목회자는 진리의 봉사자(ministri veritatis)요 풀어서 말하자면 하나님의 영광과 교회의 건덕과 올바른 교리의 권위(Dei gloriae, ecclesiae aedificationi et sanae doctrinae autoritati)를 훼방하지 않고 위하는 자라고 하였다. 진리를 거스르는 유력한 주범으로 로마 카톨릭을 지목하며...

자신의 유익을 추구하고, 명예로운 이미지를 관리하고, 사람들의 가려운 귀를 긁어주고, 비대한 세속권력 앞에 눈도장 찍기에 바빠 발바닥에 땀이 맺히고, 사람들을 움직이는 은밀하고 어두운 수단과의 결탁에는 주저함이 없는 목회자가 되어 진리를 거스르는 원흉이 되어서는 안되겠다.

진리를 위하지 않으면 할 일이 없어지는 백수 목회자가 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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