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9일 토요일

진리 앞에서의 유연성

지성은 수단이지 원천이 아니라고 바빙크는 말한다. 지식의 기관과 원천의 동일시는 이념의 산물이다. 이는 눈을 빛의 원천으로 간주하고 사유의 과정에서 사상 자체를 연역하는 것과 일반이다. 엉뚱하다.

세상에는 이런 뚱딴지 논법이 이곳 저곳에서 난무한다. 사물과 사물의 표상, 존재와 사유, 존재하는 것과 지각하는 것은 종류에 있어서 전적으로 다르다. 결코 동일하지 않는데도 끝까지 혼돈을 고집한다.

성경의 진리를 탐구함에 있어서의 문제로서 히포의 주교가 지적한 두 가지가 떠오른다. 즉 “진리가 알려지기 이전에 전제를 가지는 것”과 “진리가 알려진 이후에도 잘못된 전제를 여전히 옹호하는 것” 말이다.

진리 앞에 다른 전제를 앞세우는 오만함과 진리인식 이후에도 그 전제를 고집하는 완고함이 건강하고 순수하고 정직한 학문과 삶의 목덜미를 붙잡는다. 진리로 시작하고 진리에 머물고 진리를 지향할 수 있기를 소원한다.

진리 자체의 우선성과 진리 앞에서의 유연성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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