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17일 일요일

주어지신 하나님

하나님은 생명과 호흡과 만물을 친히 주시는 분이시다 (사도행전 17:25)

우리에게 있는 것들 중에 받지 아니한 것이 하나도 없다. 본문은 그 주어진 것들의 구체성을 보여준다. 아무리 고귀한 가치로도 교환의 대상으로 여기지 않는 생명과 그 생명이 주어지고 있다는 의존성을 보이는 호흡과 그 생명을 지탱하는 제반 환경으로 모든 만물을 하나님이 친히 주셨다는 것은 두 가지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첫째, 언제나 행동은 행동자의 속성을 보이는 증거이다. 그래서 생명과 호흡과 만물을 우리에게 주시고 계시다는 것은 하나님은 한번도 중단됨이 없이 지금도 우리에게 주시는 분이라는 속성의 표상이다. 주어진 대상보다 주신 자가 관심의 일순위다. 

둘째,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것으로서 생명과 호흡과 생존의 환경을 주셨으나 그것은 하나님이 진정으로 주고자 하시는 선물에 비하면 아직까지 비유나 서곡에 불과하다. 잠깐 있다가 썩어 없어지는 변동될 것들은 의미만 전달하고 소멸되고 마는 속성을 지녔다. 그런 속성이 우리를 일시적인 선물의 영원한 의도로 소급하게 만든다. 그것은 하나님 자신이 우리에게 주어지실 '지극히 큰 상급' 즉 최고의 선이 되신다는 거다. 언제든지 주어진 것이 주신 분보다 크지 못하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고자 하시는 궁극적인 선물은 하나님 자신이란 얘기다. 이 두 가지는 성경 해석학의 핵심적인 문법이다. 문법대로 읽어야 성경이 읽힌다. 내 편에서 가늠된 '형통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해석학은 늘 의미 왜곡의 원횽이다.

하나님 편에서 관찰되는 형통은 영원하고 불변하고 무한하고 전능하고 전지하고 편재하신 하나님 자신이 우리에게 선물로 주어진 바 되셨다는 것에서 찾아진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생명과 호흡과 만물을 그에게 돌리는 게 가능하다. 우리의 것이라 주장하지 않고 만물이 그에게서 비롯되고 그로 말미암아 그에게로 돌아간다 고백한다. 그리스도 예수는 우리에게 지극히 큰 상급으로 주어지실 하나님 계시의 정점이다. 그리스도 예수로 말미암아 우리는 하나님의 온전한 형상에 이른다. 이런 방식으로 하나님은 우리에게 주어진 바 되시고 우리는 자신을 하나님께 드리는 '줌의 신비'가 구현된다. 바빙크가 이런 사실을 잘 표현했다. 

"그리스도 예수는 선포되신 하나님, 우리에게 주어지신 하나님이 되신다. 그는 스스로 존재하는 하나님, 자신을 나누어 주시는 하나님, 따라서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신 분이시다. 나는 너희 하나님이 되리라는 약속을 처음 말씀하신 순간부터 그 자체 안에 나는 너희 하나님이 되신다는 충만한 뜻을 내포하고 있다. 하나님은 자기 백성이 자신들을 그에게 줄 수 있도록 자신을 주시었다." Bavinck, Magnalia Dei,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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