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4일 수요일

밥상정치

식구 다섯이 옹기종기 아점 식탁에 앉았다.
어제 해결하지 못한 반찬 조각들이
스크럼을 짜고 한 상을 덮었다.
거기에 생각지도 못한 홍합 냄비가 밥상의 격을 바꾸었다.

냄비를 부지런히 출입하는 첫째의 젓가락이 덩실덩실 춤춘다.
취향이 다른 둘째는 밥과 두부찌게 조합을 간택했다.
속도전에 약한 셋째의 표정에 수심이 쌓인다.
홍합껍질 더미가 심상찮은 속도로 쌓여서다.
다행히 먹거리를 두고 소요는 일어나지 않았다.
마나님과 나의 전략적 냄비출입 절제 덕택이다.

허나 현장은 녹록하지 않았다.
나름 치열한 그러나 구여운 신경전이 있었지.
나는 나대로 홍합의 구수한 살쩜에
이빨을 박을 일 없었다는 아픔이....ㅡ.ㅡ
허나 이건 화목한 가정을 위한 즐거운 비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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