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23일 월요일

생각의 회복

대학 들어가기 전까지는
일상이 생각하는 것이었다.
현실적 환경이 몰아붙인 일이었다.

불혹에 이르기 전까지는
일상이 독서하고 곱씹고 
숙제하는 것이었다.
주어진 현실을 점검하는 일이었다.

불혹의 문턱에 들어선 이후에는
다시 생각하는 것이 일상의 주류를 이룬다.
부과된 운명을 관조하는 일이다. 

대학에 들어간 이후로는
하루라도 책을 펼치고 책먼지를 흡입하지 않으면
잠드는 순간까지 무표정한 정죄감이 목덜미를 붙잡았다.
예기치 못한 짜투리 부스러기 시간을 아끼고자
손에는 도보시 독서용 서적을 휴대했고
귀에는 설교나 강의청취 이어폰을 걸었다.

그러나 불혹 이후로
지정된 장소 외에서는 책을 펼치지 않는다.
이어폰도 가능하면 자제한다. 
생각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타인의 생각을 배우고 익히는 퍼오기 활동은
스스로 생각하여 사태를 분별하고 
의제를 설정하고 가치를 산출하는
마음 속 깊은 우물물을 길어 올리는 
준비운동 정도로 생각하면 되겠다.

물론 독서량의 빈곤을
일평생 해소될 리 만무하다.
그러나 '지혜가 많으면 번뇌도 많으니
지식을 더하는 자는 근심을 더하게 된다'는
전도자의 말 입증하는 일을 근사하게 여기거나
거기에 우리의 인생 전체를 걸 필요는 없다.

그 사람의 생각이 어떠하면 그 위인도 그러하다.

이른 아침에 두 눈으로 밟았던
도로 분리대에 자동차가 올라탄 진풍경이
지금도 생각의 발바닥에 소똥처럼 붙어 있다.
난 그런 소똥에 찍혀 쉬 사유의 자율성을 상실하는
생각의 근수가 불면 날리우는 가벼운 위인이다.
ㅡ.ㅡ 에효~~ ㅍ.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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