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25일 수요일

히페리우스의 De theologo

히페리우스의
De theologo, seu de ratione studii theologiae
16세기에 쓰여진 신학의 기초적인 연구에 대한
개신교의 가장 방대한 책이다.

초기 개신교 신학의 특징적인 것으로서,
히페리우스는 신학연구를 경건에 이르는 수단으로 여겼으며
그의 독자들로 하여금 그들의 자료들을
기도하는 마음으로 살피라고 가르쳤다.

그는 또한 신학이
지식 혹은 지적인 훈련(scientia)의 형식일 뿐만 아니라
지혜(sapientia)의 형식이라 규정함에 있어서
개신교 신학의 중세적 배경에 대한 의존성을 보여주고 있다.
히페리우스는 사도 바울 자신도 신학을 정의할 때에
‘이 세상의 지혜가 아니라 은밀한 가운데 감추어 두신 지혜,
즉 하나님이 만세 전에 정하시고 성령으로 말미암아
드러내신 지혜라고 하였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신학의 정의는 히페리우스에게
논문의 근본적인 전제를 제공해 주었다
(아마도 이는 불링거를 따른 것이리라).
즉 신학을 공부하는 것은 구약의
지혜로운 문헌들의 인도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히페리우스는 잠언 1장 7절을 인용하며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 지혜(sapientia)의 근본’이라 하였다.
그러므로 신학을 공부하는 학생은
‘거룩한 글을 부지런히 읽기 위하여’
‘사악한 성정’을 제거해 주시고,
어두운 마음을 밝혀 주시고,
자신의 영혼은 평온하고 부드럽고 친절하고 겸손하게 하시고,
공허함과 다투고자 하는 마음을 제거해 달라고
하나님께 부르짖는 기도를 올리며 자신의 영혼을 준비해야 한다.

그러므로 신학을 연구하는 것은
단순히 어떤 문헌들을 공부하는 것만이 아니라
한 개인의 영성을 정립하는 길이기도 했던 것이다.
이 대목에서 히페리우스는 다시 잠언을 인용한다.
‘지혜와 함께 걷는 자는 지혜로운 자다.’

히페리우스는 경건과 영성확립 뿐만 아니라
신학적 지식에 요구되는 다양한 학문연구 과정도 적극 권장한다.
즉 고대 이방인 사상가들 및 교부들에 의해 가르쳐진
문법과 논리학과 수사학과 같은 하부학문 분야들로 구성된 철학,
산술과 기하학과 음악과 천문학과 같은 수학적 일반학문,
물리학, 고전적인 형태를 가진 윤리학, 정치학, 경제학, 형이상학,
그리고 역사학과 건축학과 농경학,
그리고 무엇보다 헬라어와 히브리어 같은
고전 언어들에 대한 연구를 권장했다.

히페리우스는 철학에 대한 ‘인간적인’ 훈련은
하나님의 선물이란 사실에 근거하여
철학적 연구의 적합성과 타당성을 주장한다.
이는 개신교 사상의 제도화를 추구하던 시대에
그의 사상이 멜랑톤적 사상을 가졌다는 것과
교과과정 확립의 필요성을 모두 반영하는 것이다.

물론 이 모든 학문 분야들은
신학을 위한 준비로서 권장되는 것들이며,
중세대학 교과과정의 인문학적 개편이라 할 수 있겠다.
그 개편은 삼학사과(trivium and quiadrivium)를 존중하되
연구의 범위에 언어까지 포함하며 특별히
문헌들을 원어로 읽을 것을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히페리우스는 신학연구 과정을
세 개의 일반적인 주제별 영역으로 분류한다 
(이는 신학연구 분류의 궁극적인 형태로서
‘사중적 백과사전’ 형식을 예시하는 것이라 하겠다).
즉 성경과 성경해석, 교리적 신학 혹은 신학통론,
그리고 교회의 역사 및 정치, 의식, 예배, 설교를 포함하는 
교회의 체제로 구성되는 실천적인 신학 등이다.

멜랑톤과 같이 히페리우스는
신학적 주제들이 주석에서 도출되는 것으로 여겼다. 
하지만 구약연구와 신약연구를
엄격하게 분리하지 않았으며 과거의 신학적 작업,
특별히 교부들의 문헌들이 논제 설정하는 일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인식했다.

또 하나 언급할 것은,
히페리우스는 역사적인 연구가
비록 19-20세기의 사중적 백과사전 형식과는 달리
변증학과 분명히 구별되진 않았지만
변증학 그 이상의 것을 포함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의 방대한 논문은 교과과정 부분을 언급해 가면서
동시에 경건과 기도의 중요성을 꾸준히 강조한다.
그리고 불링거의 Ratio studiorum (1527)과 같은 맥락에서
성경 텍스트와 도구들, 교부들의 문헌들, 
철학의 다양한 영역들 속에 있는 고전적 작품들,
종교 개혁자들의 신학적 문헌들의 방대한 참고문헌 목록과
주요 스콜라적 학자들에 대한 지식을 논의한다.

스파이커가 주장한 것처럼,
이러한 히페리우스 접근법을 관통하는 특징은
학문과 경건한 삶의 일관된 결합, 기도와 설교(ratio and oratio),
웅변과 경건(eloquentia and pietas),
인문학적 경건과 신실한 학문성(pietas literata and literatura pia)의
결합에 대한 강조에 있다.

[칼빈이후 개혁신학] p.260-263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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