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24일 월요일

우리의 저항은 사랑이다

어제는 생일파티 초청을 받아 중국인 친구집에 갔었다. 정신적인 문제를 앓는 100여명의 아이들이 출석하고 교사가 40명인 독특한 고등학교 교장도 동석했다. 그는 올해가 교장직 2년차라 했다. 힘들지 않느냐고 물었다. 힘들고 어렵다는 내색을 굳이 감추려고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상하게 그의 입가에 맺힌 옅은 미소가 시종일관 지워지질 않았다. 그건 주님 안에서 발견하고 부여받은 사명감이 만든 미소였다. 그러면서 자신은 학교 아이들의 얼굴을 볼 때마다 그들이 가슴으로 아파하고 영혼으로 신음하는 고통을 읽는단다. 10일전에 있었던 코네티컷 샌디후크 초등학교 총기난사 사건의 주범 아담 렌자는 자패증 환자였다. 오랜 배타와 고립과 고독에 무방비로 노출된 불운의 시절을 보낸 청년이다. 그의 사회적 소통은 총기를 난사하는 것이었다.

지구촌에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중에 아픔과 고통으로 신음하는 이들의 내면에 누적된 것들이 사회 전체의 공동체적 아픔과 고통으로 전이되는 건 쉽게 예상되는 일이다. 지구촌의 어떤 골목이든, 어떤 민족과 국가의 누구이든, 가족처럼 돌아보고 사랑으로 치유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은 우리 모두가 서로 어떤 식으로든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자기보호 차원에서 어려운 타인들을 돕자는 건 계산적인 이기주의 동기라는 혐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맞다. 그러나 사랑을 시도라도 할 수만 있다면, '최소한' 그런 정도의 동기라도 붙들자는 거다. 보다 고결하고 순수한 동기는 물론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았고 우리에게 손익의 유무와 무관하게 창조의 원리와 질서로서 인간에 대한 존중과 사랑과 배려일 것이겠다.

부모의 인격과 삶은 언제나 가장 영향력이 강한 자녀교육 교재라는 사실이 가슴과 뇌리를 덮친다. 한 사람을 바르게 기르고 세우는 게 그리도 중요하다. 교제권이 넓을수록 보다 많은 이들에게 음으로든 양으로든 영향력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그 수효를 헤아릴 수 없는 쌍방적인 영향력의 실타래가 지구촌을 휘감고 있음도 기억하자. 아픔과 상처와 분노와 증오가 단 한뼘의 빈공간도 허용하지 않고 지구의 지표를 두텁게 뒤덮고 있다는 사실도 인정하자. 그것들은 하나같이 언제 발발할지 모를 시한폭탄 같은 재앙의 씨앗이다. 이에 대한 저항의 방식은 유일하다. '사랑' 이외의 다른 모든 동기나 태도를 모든 의식과 행실에서 삭제하고 살아가야 하겠다. 사랑 뿐이다...십자가의 사랑 뿐이다...주께서 이 땅에서 오셔서 우리에게 먼저 주시고 보이시고 타인에게 나누라고 명하신 그 사랑 뿐이다.

이게 나에게는 성탄절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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