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8일 토요일

하나님의 한 의

율법 외에 하나님의 한 의가 나타났으니 율법과 선지자들에게 증거를 받은 것이라

예전 M.div 시절에 한 선생님이 풀어주신 내용을 더듬는다. 바울은 로마서 3장에서 이처럼 율법과는 다른 '하나님의 한 의'를 소개하기 시작하여 11장에 이르도록 일관된 주제를 풀어간다. 로마서의 신학적 무게는 '하나님의 한 의'를 새로운 신학의 출범이 아니라 율법과 선지자가 증거해 온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점에서 어설픈 측량을 불허한다. 구약 전체와 바울이 펼치고자 하는 '하나님의 한 의'라는 논지와의 통일성과 연속성을 존중해야 하고 그것을 살피려면 구신약 전체를 저자이신 하나님을 의식하며 통으로 보되 하나도 가감하지 않는 자세로 접근해야 마땅하다.

바울의 구약학은 로마서가 제공한다. 로마서를 읽으면서 우리는 신약 전체가 포섭된 구약의 사도적 해석학에 푹 빠지는 황홀경을 경험한다. 유쾌하다. 이런 성경의 전체성 경험을 구약학은 물론이고 신약학도 동일하게 제공해야 마땅하다 생각한다. 표현을 달리하면, 로마서가 제시하는 구원의 전포괄적 파노라마 전체에 도달하지 못하는 구약학과 신약학은 아직 성경을 제대로 벗기지 못한 미완성 해석학일 뿐이라고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신약을 공부하고 구약을 공부하는 것은 구약에서 예언하고 증거한 것이 신약에서 구현되고 성취된 것과의 조화 속에서 동일하신 하나님의 일관된 역사와 그 궁극적인 종착지로 인간의 구원과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는 것이어야 하겠다.

왜 날마다 구약을 탐독하고 신약을 펼치는지, 그것으로 도달하길 원하는 언어와 문법과 배경을 넘어선 진리의 안식처는 어디인지, 그러기 위해서는 가방끈을 언제까지 붙들어야 하는지를 신학 공부하는 동안에 바르게 확립하지 않으면 진리의 어중간한 일부를 전체인 양 과장하고 심지어는 왜곡하는 이들이 신학교의 강단과 교회의 설교단을 거만하게 활보할 가능성이 짙어진다. 특별히 구약의 율법과 선지자를 읽으면서 바울이 로마서 전체에 펼쳐 놓은 '율법 외에 하나님의 한 의'에 이르지 아니하고 '율법' 자체에 머무는 해석학은 진리를 삼천포로 유배시켜 입출을 봉쇄하는 것과 일반이다. 도덕이나 윤리적 교훈에 머물거나 삶의 매력적인 처세술 제공하는 것에 안주하는 것도 동일하게 어리석고 위험하다.

로마서 3장 21절은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의 포문을 열어서도 좋지만 우리가 성경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의 사도적인 범례를 제공하는 것이어서 더욱 깊은 묵상을 요청하는 본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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