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27일 목요일

교부학 소책자

Raphael Custos의 Patrologia (1624), 예전에 소개한 바 있는 가장 얇은 17세기 교부학 서적이다. 50페이지 정도의 소책자다. 당연히 건질만한 '신학적 내용'이 거의 전무하다. ㅎㅎㅎ 

당시 바울을 히브리서 저자로 보는 다수설의 옹호자 Raphael Custos는 기억의 중요성을 지적하며 경건한 교부들의 발자취를 따르고자 아우구스타나 도서관의 허락을 받고 거기에 소장되어 있는 교부 그림들을 모아 간략한 행적에 대한 설명을 덧붙여 소책자로 만들었다. 내겐 17세기 초반에 그려진 교부들의 초상화를 감상할 수 있고 교부들의 신학에 대한 17세기 수용이 그림으로 반영되어 있어 장서 목록에서 빠뜨릴 수 없는 문헌이다.

어거스틴 할배는 원조 바이킹의 강렬한 인상을 풍기고, 화통하고 거부일 것 같은 크리소스톰 할배는 섬세하고 차분한 내향적 사색가의 모습으로 그려졌다. 암브로스 할배는 쿵푸팬더 치푸를 연상하게 하고, 시릴의 표정은 사색의 무게에 눌려 피곤한 기색이 역력해 보인다. 제롬은 전두부의 곱슬한 머리카락 부위가 포인트고, 아타나시우스 할배는 이마에 패인 삼겹의 짙은 주름이 눈길을 끈다. 

이런 차원의 소장가치 땅기시면 다운로드 받으시라. 논문을 쓰다가 해당되는 인물을 분석할 때면 한번씩 들추어 보는 문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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