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28일 금요일

칼빈의 신학적 구조

하이델베르그 교리문답은 인간의 비참을 비교적 짧게 언급하고 이 주제에 오래 머물지 않는다. 그리고 그리스도 예수로 말미암은 구원으로 곧장 돌입한다. 인간의 위로를 주제로 삼은 교리문답 작성의 목적과 일치하는 논법이다.

그러나 칼빈은 기독론을 다루는 기독교강요 2권에서 인간의 부패하고 비참한 상태를 다섯 장에 걸쳐서 길게 거론한다. 그리고 인간의 비참과 중보의 필요성은 율법과 십계명에 대한 논의에서 더욱 부각된다. 신구약의 통일성과 차이점 속에 계시된 그리스도 예수를 논하고 그리스도 인격과 사역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는 식이다.

칼빈은 인간의 비참한 상태를 아는 지식과 그리스도 예수의 인격과 사역에 대한 지식 사이를 연결한다. 인간이 창조시에 가졌던 본성의 탁월성은 창조자 하나님을 아는 지식에서 논급되고 인간의 비참한 상태는 구속자 하나님을 아는 지식에서 언급된다. 여기서 우리는 칼빈의 인간론이 창조자와 구속자 하나님을 아는 지식으로 골고루 분배되어 있음을 확인한다.

칼빈의 신학적 구조는 이처럼 거의 모든 교리에서 하나님을 아는 지식과 우리를 아는 지식 사이의 균형과 조화를 보존하고 있다. 특이하고 탁월하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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