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11일 금요일

거짓과 정직

사람에게 거짓말한 것이 아니요 하나님께로다 (사도행전5:4)

거짓말의 사도적 기준은 사람이 아니었다. 모든 크고작은 거짓이 하나님 앞에서의 일이라는 인식이 중요하다. 이는 거짓의 실체가 인간의 지각에 좌우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인간문맥 속에서 상황에 따라 은폐나 망각으로 상대화될 그런 것이 아니다. 들키지만 않는다면, 자신의 이름이 밥상의 찬꺼리로 씹히지만 않는다면, 법의 물리적인 제재만 가해지지 않는다면, 안도의 숨을 배출하는 거짓된 흉물들이 의외로 많다. 물론 나 자신도 자유롭지 않다.

인간의 합의된 기준치만 충족하여 양심에 흠집이 생기지만 않는다면, 정직의 끈을 훌러덩 풀어 버리는 판단의 배후에는 보다 은밀하고 음흉한 사단의 속샘이 개입되어 있다. 거짓의 주체도 거짓인 줄 모르는 경우이기 때문에 은밀하고 음흉한 거다. 이런 경우, 거짓이 지적되면 부끄러운 마음으로 스스로를 돌이키는 겸손보다 양심의 기준을 앞세우며 주님과도 맞짱 뜨는 거만한 대립각 세우기에 들어가기 십상이다. '죄 없다고 하는 자나 하나님을 믿지 아니하는 자는 하나님을 거짓말 하는 자로 만든다'는 말씀이 이런 경우를 가리킨다.

자신의 양심을 하나님의 기준과 대등한 수준으로 설정하고 창조자와 피조물 사이의 진정성 대결로 돌입하는 *** 못가리는 무모함은 사단의 전유물이 아니던가! 그런데도 인간문맥 안에서 이루어진 가치의 합의로 하나님의 신적인 차원을 넘보는 일들은 눈길이 접지하는 곳마다 편만하다. 사단의 음흉한 미소로 뒤덮혔다. 삽비라와 아나니아 부부는 현대인이 엄두도 못낼 액수의 댓가성 없는 구제금을 결심하고 헌납했다. 그런데도 엎드러져 혼이 떠나갔다. 양심에 비추어 죄나 흠결이 없다는 떳떳함의 결과였다. 은밀한 거짓은 상식이나 양심의 헐렁한 그물망에 쉽게 걸러지지 않는 법이다.

정직은 하나님의 고유한 선물이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대량생산 가능한 제조물이 아니다. 거짓에 근성 수준으로 중독되어 본 사람들은 안다. 거짓은 인간의 손아귀에 쉬 놀아날 만큼 녹록한 상대가 아니다. 그런 상대로 여기는 건 거짓의 깊이와 복잡성을 몰라서다. 인간 자신이 의식과 생각과 말과 행실의 마지막 인자로 남아있는 이상 제거되지 않는다는 능구릉이 같은 거짓의 실체를 얕봐서다. 주님은 정직한 자가 하나님을 볼 것이라고 하셨다. 그리고 인자 외에는 아무도 그분을 본 자가 없다신다.

주여, 우리에게 정직의 은총을 주옵소서. 이 땅을 정직으로 물들이게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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