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24일 목요일

의로우신 하나님

1) 아담 이후로 인간은 죄인이기 때문에 죄를 짓는다.
2) 죄를 지었기 때문에 죄인이 되었다는 말도 틀리지는 않는다.
존재가 행위에 우선하기 때문에 전자가 더 끌린다.

1) 하나님은 의로우신 분이시기 때문에 행하시는 일마다 의롭다.
2) 하나님은 의로운 일을 행하시기 때문에 의로우신 분이시다.
동일한 맥락에서 전자의 진술을 더 선호한다. 

1)번은 하나님의 의로움과 그가 행하시는 일의 의로움을 가늠하는 기준이 
하나님 밖에서는 찾을 수 없다는 사실을 함축하고 있다.
2)번에는 하나님이 행하시는 일을 하나님 밖에서의 어떤 기준에 근거하여
의롭다고 판정하고 그런 판단을 따라 하나님도 의롭다는 평가에 도달하는
다소 무례한 사유의 흐름이 포착된다.

하나님 자신보다 더 높은 권위나 기준이 없다는 차원에서
나는 하나님 자신과 그의 행하시는 섭리를 이해함에 있어서
신적인 속성의 의로움을 전제로 섭리의 의로움을 이해한다.

지구촌 전역에서 전쟁과 폭풍과 쓰나미와 지진과 독재 등으로
중다한 사람들이 생명을 잃었고 고통에 시달렸고 지금도 그러하다.
이성의 필름이 끊어지는 듯한 비극들이 마치 하나님의 부재를 공포하고
사람들도 신존재를 향한 뿌연 동경마저 깔끔하게 지우고픈 일들이 태산이다.

허나 아무리 슬프고 안타까운 일들이 지구촌을 뒤덮어도
그런 일들을 근거로 하나님의 의로운 속성을 판단하진 않으려 한다.
그런 섭리가 다 이해되지 않더라도 여전히 하나님의 의로움을 근거로
의미의 실타레를 풀어가는 이해의 수순을 고수하려 한다. 

이런 식으로 판단하는 이유는 
하나님의 의로움은 무엇에 의해서도 폐하여질 수 없어서다.
비록 세상에는 우리가 납득할 수 없는 일들이 무수히 많지만
그렇다고 우리의 답답한 지적 빈곤을 
창조주의 신적인 속성에 안다리를 거는 방식으로 풀어서는 안되겠다.

그러니 나는 믿기 위해서 이해하지 않고 (intellego ut credam)
이해하기 위해서 믿는 (credo ut intelligam) 입장에 서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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