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15일 일요일

본원적인 빛 앞에서의 죄

하나님은 빛이시라 (요일1:5)

그에게는 어두움이 조금도 없으시다. 당연히 밤이 없고 피조된 빛에 매이지 않으신다. 그분 앞에서는 어떠한 죄도 가려지지 않는다. 그런데도 죄가 없다고 말한다면 두 가지의 필연적인 결과가 초래된다. 즉 스스로를 속이게 되고 진리가 우리 안에 있지 아니할 것이란다.

우리 편에서는 그렇지만 주님 편에서 보자면, 우리가 죄짓지 않았다고 말한다면 하나님을 거짓말하는 이로 만드는 것이고 그분의 말씀은 우리의 삶 속에 머리 둘 곳이 없어지게 된단다. 죄는 사람의 눈을 피했다고, 광자의 방식으로 노출되지 않았다고 없어지는 게 아니다.

낮을 주관하는 태양은 하나님이 지으셨다. 보시기에 좋았으나 바울은 그것을 최종적인 향유의 대상이나 본질이 아니라 하나님의 보이지 않는 신성과 영원한 능력을 가리키는 비유요 기호라고 했다. 해와 달이 주관하지 못하는 빛의 근원이 계시다는 것을 암시한다.

대체로 아이들은 부모나 선생의 눈에 발각되지 않으면 죄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보지 않으면, 즉 사람의 시야가 미치지 못하는 어두움 속에서는 죄를 저질러도 안심한다. 들키지 않았다는 사실에 근거하여 부모와 선생 앞에서 당당한 태도를 취한다.

우리가 죄를 고백하는 것은 피조된 빛에 노출된 우리의 생각과 언어와 행위의 오류나 과실을 시인하는 것이 아니다. 회전하는 그림자도 생기지 않는 근원적인 빛에 비추어진 우리의 죄를 고백하는 것이다. 광자로 번역될 수 있는 죄 개념을 초월하는 죄의 고백을 의미한다.

당연히 죄가 뭐냐는 물음이 이어진다. 물리적인 빛으로 해석된 죄는 주로 합의된 죄의 사회적 기준에 따라 정의되나 절대적인 빛이신 하나님 앞에서는 "과녁을 벗어난 모든 것"이 죄로 규정된다. 추상적인 정의처럼 보이지만 교리사 전반을 관통해 온 죄의 정의이다.

이러한 정의에 따르면, 우리의 삶과 신앙과 찬양과 경배와 영광과 존경과 향유가 유일한 과녁이신 하나님을 벗어나는 모든 것이 죄라는 말이겠다. 즉 태양의 빛으로는 착하고 의롭고 친절하고 공평한 행실로 번역되는 것들도 과녁이신 하나님을 빗나가면 죄로 간주된다.

이는 어제 가정예배 시간에 나눈 말씀이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죄의 사회적인 기준들에 더 많이 노출된다. 이런 맥락에서 가치의 사회적 기준들이 말씀에 의한 상대화 없이는 아이들의 의식과 행실의 절대적인 조정자로 군림하게 되겠다는 점을 의식하며 택한 주제였다.

어릴 때부터 수십년간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가치의 표준으로 익숙하게 받아들인 사회적인 질서는 쉽게 극복되지 않는다. 오히려 성경적 기준을 상대적인 것으로 밀어내는 원흉으로 기여하는 경우를 종종 목격한다. 어릴 때일수록 성경적 가치기준 설정의 필요성은 절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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