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26일 목요일

성탄절에 대한 칼빈의 생각

성탄절에 대한 칼빈의 입장이 궁금하다. 칼빈이 개혁주의 입장의 대표성을 가지지는 않지만 개혁교회 안에서의 다양성을 살펴보는 좋은 시금석은 제공한다. 요약하면, 칼빈은 성탄절을 기념하는 것이 우상적 미신적 결점만 제거되면 교회에서 허용될 수 있다고 보았다. 나아가 개혁 교회들은 어떤 특정한 날을 기념할 자유를 갖는다고 확신했다.

물론 칼빈의 제네바 선배이신 파렐은 제네바 교회에서 성탄절, 성금요일, 부활절, 예수님 승천일, 오순절을 특별히 구별된 날로 지키는 행습을 엄격히 금하였다. 칼빈이 제네바에 갔을 때에 그는 이러한 5가지의 절기들을 복원하는 것이 좋겠다는 입장을 가졌었다. 그러나 제네바는 절기별 행사를 금지했다. 그런데 이에 대해 칼빈이 비난의 타겟이 되었다.

이에 대한 칼빈의 첫번째 반응은 베를린 친구 할러에게 서신을 띄우는 것이었다. 서신에서 칼빈은 성탄절 행사를 금지하는 시의회의 결의에 자신은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왜냐하면 교회의 건덕을 위해 선하게만 쓴다면 예수님의 탄생을 기념하는 성탄절이 그리 발끈할 사안은 아니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물론 칼빈은 자신의 시대에 로마 카톨릭에 의해 벌어지는 미신적인 행습에 강한 저항감을 가졌지만, 모든 걸 무시하는 '묻지마' 거부의 태도만을 취하지는 않았다. 칼빈의 이런 입장에 대해 불링거는 답한다. "친애하는 형제여, 그대는 내가 기대하는 답변을 주었구려. 나는 이러한 사안에 대해 초대교회 이후로 건장했던 그런 자유가 보존되길 바란다오."

제네바 의회의 금지를 존중하되, 칼빈은 성탄절과 같은 절기에는 성경의 순차적인 강해라는 평소의 소신까지 접고 연관 본문들을 택하여 설교하는 태도를 취하였다. 개혁교회 안에는 칼빈의 온건한 입장도 있었지만 조지 길레스피 같이 모든 절기별 행사나 기념을 이단적인 것으로 여겨 강하게 거부하는 입장을 취한 스코틀랜드 교회도 있었다.

성탄절을 비롯한 교회사적 절기들을 기념하고 않고가 개혁교회 정체성을 좌우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떤 특정한 하루를 다른 날들보다 더 거룩하고 더 중요하고 더 신비로운 날인 듯 구별하는 것은 교회의 미신적인 관습 형성의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지 않을 수는 없다. 무엇을 하든 빈하지도 과하지도 말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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