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3일 화요일

공동체적 책임

인자와 진리로 네게서 떠나지 않게 하고 그것을 네 목에 매며 네 마음판에 새기라 (잠3:3)

미시건의 겨울은 목도리 착용을 늘 압박한다. 그런데 지혜자는 계절을 타지 않는 목도리로 인자와 진리를 우리의 목에 매라고 권고한다. 마음에도 새기란다. 마음은 만물과 비견할 수 없는 부패와 거짓의 온상이고 목은 그것들이 수시로 출입하는 길목이다. 

여기서 "인자와 진리"의 히브리어 원문은 공동체에 대한 책임과 그런 책임의 항속성을 일컫는다. 뉘앙스가 다르다. 단순히 착한 사람이 되라거나 진리의 지식에 부요한 자가 되라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개인적인 자질을 넘어 공동체적 연대성을 키우라는 말이다.

그 결과로는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칭찬과 존경이 따른단다. 물론 착하고 똑똑한 사람이 되는 건 기본이다. 그러나 거기에 더불어 살아가는 가치의 함양이 뒤따라야 한다. 그래서 교회가 중요하다. 무리에게서 스스로 나누이는 자는 온갖 참 지혜를 배척하는 자다.

내가 속한 공동체로 가족과 교회와 직장과 학교가 부족하고 못나고 실패하고 좌절하면 그런 존재감에 섞이지 않으려고 관리에 들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잠시는 모면할 수 있겠으나 공동체 의식의 상실이란 보다 큰 대가를 지불하게 된다. 지혜자의 지적처럼 미련하다. 

마음에 늘 하나님의 왕국, 하나님의 백성, 그리스도 예수의 몸된 교회가 새겨져 있어야 한다. 적극적인 의식의 철필로 마음판에 새겨야 한다. 자기 중심적인 사람은 공동체가 무너져도 개인'경건' 관리와 자기 잘난척 투하의 기회 포착에 여념이 없어한다. 

공동체를 위해 생명책 지면에서 이름이 삭제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던 모세와, 생명 자체이신 그리스도에게서 끊어진다 할지라도 망가진 공동체와 함께 자신의 운명을 묻으려고 했던 바울과, 백성들의 멸망을 언제나 눈물로 적셨던 예레미야 선지자가 떠오른다.

한국교회 침몰은 교회에 무신경한 사람들도 감지하고 혀를 내두른다. 나 자신도 이미지 관리용 손가락질 신공만 허구헌날 구사한다. 부끄럽고 무책임한 처신이다. 교회의 본격적인 황무함의 더딤은 주께서 게의하는 자의 출현을 기다리고 계신다는 뜻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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