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12일 목요일

가정예배

가정예배 시간이 자꾸만 길어진다. 녀석들이 조금씩 커가면서 던지는 까다로운 질문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예정론과 창조론과 죄론이 늘 질문의 단골 매뉴이다. 우려되는 면도 있고 한편으론 기쁘기도 하다. 우려되는 부분은 시간이 길어지면 정기적인 예배의 지속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었다.

약간의 전략이 필요했다. 그래서 구사한 첫번째 전략은 호기심의 경계를 가르치는 것이었다. 가르침의 핵심은 성경이 주목하는 물음을 묻고 성경이 제공하는 답에 초점을 맞추는 사고방식 정립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말씀으로 우리의 고삐풀린 호기심을 제어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추었다.

제한된 인생이 주변적인 물음에 과도하게 매달리는 것은 지혜가 아니었다. 녀석들도 고개를 끄덕인다. 수긍하는 분위기다. 비록 안심할 단계는 아니지만 기본적인 효험은 확인했다. 오늘 쏟아진 질문들 중의 하나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묻는 물음에 교회가 너무 무례하고 무성의한 태도로 답한다는 것이었다.

"하나님의 뜻"이고 "하나님의 섭리"라는 말로 모든 답변을 때우려고 한다는 점을 첫째가 꼬집었다. 꽤나 고민한 흔적이 짙었다. 그래서 가장 소중한 내용을 전하기 위해서는 가장 탁월한 방법이 필요함을 언급한 후 교회의 선민의식 수준의 뻣뻣한 태도나 불신자의 무지를 냉대하는 태도는 고쳐야 한다고 말해 주었다.

그러나 동시에 성경이 침묵하는 것을 성경보다 더 잘 아는듯이 설명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도 필요함을 가르쳤다. 가정예배 개념에 대한 궁금증도 살짝 폭발했다. 식순에 따라 꼼꼼하게 마지막 순서까지 밟아가는 형식에만 얽메일 수 없어서 내용도 풍성하게 전달하기 위해 성경학교 기능을 가미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지금은 말씀을 읽고, '설교'를 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고, 기도제목 나누고, 주기도문 암송과 찬양으로 예배를 끝맺는다. 아이들이 주님께 가까이 다가가는 디딤돌이 되면 좋겠다. 예배 드릴 때마다 가족 모두에게 밀려오는 잔잔한 은혜와 기쁨은 형설을 불허한다. 예배는 언제나 은혜의 결과임을 날마다 실감한다. 참으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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