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19일 월요일

여호와는 내 편이시라

여호와는 내 편이시라 내게 두려움이 없나니 사람이 내게 어찌할꼬 (시편 118:6)

'여호와'가 주어라는 사실보다 '내 편'이라는 술어에서 우리는 위로도 받고 두둑한 배짱도 생깁니다. 그래서 이 대목을 읽을 때마다 하나님을 아는 지식 없이도 뒤를 봐 주는 든든한 빽이 있다는 사실에 대체로 의미의 이기적인 방점을 찍습니다. 그러나 이는 세상이 돌아가는 풍조의 틀을 구성하는 돈이나 권력이나 인맥의 자리에 하나님을 바꿔치기 했을 뿐입니다. 내게 두려움이 없고 사람이 내게 어찌할 수 없다는 건 세상에서 최고의 주먹을 가지신 분이 내 편이라는 사실 때문이 아닙니다.

우리가 하나님과 친하다고 세상이 '쟤는 건드리면 안된다'는 판단을 내리는 경우는 없습니다. 오히려 성경은 우리가 주님의 향기를 제대로 풍기고 그분의 빛을 투명하게 비출수록 '나를 인하여 너희를 욕하고 핍박하고 거짓으로 너희를 거스려 온갖 독설'을 쏟아낼 것이라고 말합니다. 우리의 대장이신 주님도 핍박의 대상이 되셨는데 '너희도 핍박할 것'이라는 주님의 말씀은 결코 빈말이 아닌 것입니다.

우리에게 두려움이 없고 사람이 우리를 건드리지 못한다는 말은 마태가 기록한 것처럼 사람들이 심히 흉폭해서 '몸을 죽인다 할지라도 영혼은 능히 죽이지 못하는 자'들이며 '몸과 영혼을 능히 지옥에 멸하실 수 있는' 하나님 앞에서의 두려움 그 이상의 두려움이 없다는 신론 중심적인 판단에 근거한 것입니다. 코의 호흡은 끊을 수 있어도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향한 아버지의 사랑은 영원히 끊어지지 않는다는 판단 말입니다.

세상이 조금만 거슬리는 소리를 하면, 곧장 머리띠 두루고 서명운동 펼치고 거기에 하나님의 교회 대표라도 되는 양 '기독교'란 간판까지 걸어서 벌떼처럼 달려드는 건 교회의 참모습이 아닙니다. 사회의 보편적 가치와 유익을 도모하는 운동이나 활동은 그냥 시민이나 관원의 이름으로 그러나 하나님의 사람으로 그렇게 하십시오. 하나님의 일을 하실 때에도 가능하면 '내가 큰 사역을 한다'는 광고성 멘트나 홍보는 자제하고 자신에게 맡겨진 분량만큼 섬기시는 게 좋습니다.

유명세에 보탬이 될만한 사람들을 이리저리 긁어모아 사역의 규모를 확대하고 과시하며 자신의 역량 이상의 큰 일꾼인 것처럼 치장하는 것이 무슨 유익이 있겠어요. 모임의 덩치가 크고 유명인이 등장하면 하나님의 영광도 덩달아 커지거나 하나님의 교회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진리의 품격만 떨어 뜨릴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어쩌면 그리스도 예수의 보혈로 값주고 사신 교회를 감정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는 경박한 무리로 격하시킬 지도 모릅니다. 세상의 방식처럼 세력을 과시하면 사람들이 기독교로 돌이킬 것이라는 착각에 집단으로 중독되는 일이 없도록 성찰의 끈을 늦추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여호와가 내 편이라는 말은 사실 우리에게 과분하기 짝이 없습니다. 하나님과 편이 될만한 어떤 공통점이 전혀 없었고 오히려 원수로서 독생자의 죽음까지 편들었던 우리를 짝으로 택하여 주셨기 때문인데, 당연히 이것은 우리에게 이제 까부는 놈들 앞에서 기죽지 말고 하늘에서 무한대로 제공되는 반박과 보복의 탄알을 마구 난사해도 좋다는 뜻이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참으로 두렵고 떨림으로 우리를 편으로 삼으신 하나님께 누가 되지 않도록 그분을 일평생 닮아가되 예수님이 보이신 본까지 이르도록 경주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우리의 저항은 거기에 있습니다.

하나님이 내 편이라는 사실에서 우리는 진정으로 경외해야 할 분이 누구신지, 우리의 몸만이 아니라 영혼도 능히 멸하시는 분이 누구신지 바로 그분을 아는 지식에서 자라가고 그 지식이 구현되는 삶으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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