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14일 일요일

사랑의 인식론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나니
하나님은 사랑이기 때문이다 (요일4:8)

말씀에 의한 세상창조 사실을
믿음으로 안다는 믿음의 인식론은 모두에게 익숙하다.
그러나 사랑의 인식론은 낯설고 희귀하다.
그런데 본문은 하나님을 아는 지식의 원인으로
사랑을 지목한다.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자라고 꼬집는다.

사람을 사랑하지 않으면 하나님을 알지 못한다는 주장,
믿음의 인식론도 좋지만
사랑의 인식론에 더 이끌리는 건 왜일까.
덩달아 "우리가 사랑을 사랑할 때
우리는 어떤 것을 사랑하는 것 자체를 사랑하는 것이다
(cum diligimus caritatem, aliquid diligentem diligimus)"는
어거스틴 언술까지 귀에 달콤하다.

과연 사랑은 지식의 혈관이다.
참된 지식이 사랑 밖에서는 흐르지를 않아서다.
사랑으로 알고 사랑하는 만큼 안다.
어떤 이가 실천하는 사랑의 크기를 보면
하나님을 아는 지식의 분량도 대충 가늠된다.
하나님을 아는 지식의 거인들은
사랑의 거인이지 않은 경우가 없다.

하나님이 사랑이란 사실이 중요하다.
하나님을 안다는 것은
멀리서 하나님에 관한 정보를 취득하는 게 아니다.
하나님과 연합하는 것이 아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랑은 분리되지 않도록 온전하게 묶는 끈이다.
사랑하지 않으면 하나님과 연합되지 않고
하나님과 연합하지 않으면 지식도 불가하다.

하나님을 아는 지식은
사랑이란 하나님의 속성과 무관하지 않다.
형제와 원수를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하나님의 속성에 참여하지 못하고
하나님을 아는 지식의 질은
기껏해야 귀신들도 알고 떠는 정보의 수준이다.
실제로는 그런 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자부한다.

사람들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가르치는 자를 가르치는 자리에 가지는 말아야 하겠다.
향후 진로를 많이 생각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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