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13일 토요일

은혜로다

아버지여 저희를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의 하는 것을 알지 못합니다 (눅23:34)

죄사함의 은혜와 인간의 무지가 절묘한 인과로 엮긴 구절이다.
우리는 우리가 저지르는 죄악과 그 심각성을 잘 모른다.
그런데도 우리를 위해 아버지의 용서를 구하시는 것이라면
구원의 원인이 인간 편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는 말이겠다.

만물보다 부패하고 거짓된 마음의 실상도 모르고
감추어진 허물과 죄악을 능히 알 자가 없다고 한다면
그런 무지의 상태에서 회개한들 부실한 회개일 수밖에 없겠다.
여전히 죄사함이 인간의 회개에 의존하지 않음을 확인한다.

누구든지 자기의 죄를 주님께 자백하면
저는 미쁘시고 의로우사 저희 죄를 사한다는 구절도
강조점은 자백 자체나 자백의 주체가 아니라
자백하게 하시고 그걸 자백으로 봐 주시는 주님께 있다.

죄도 모르고 회개하지 않았다 할지라도 시작된 용서와 구원,
혹 회개를 하더라도 인간 스스로가 깨우쳤기 때문이 아니라
먼저 다가와 돌이키게 하신 하나님의 은혜로 거꾸러진 것이기에
십자가 외에는 자랑할 것이 없다.

또 돌이키기 전까지의 죄에 준하는 형벌은 당하라고 않으시고
부실한 회개조차 의롭다고 여기시는 '불공정한' 주님을 생각하면
하나님의 부요한 지혜와 깊은 지식에 측량불가 입장을 밝힌
바울의 심정에 수긍할 수밖에 없어진다...은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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