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23일 화요일

망각도 유익이다

망각이 때때로 사람을 살린다.

아무리 괴롭고 힘들어도 지나치게 걱정하지 마라.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고 무뎌진다.
우리에겐 고통과 괴로움과 근심을 지워내는 망각이 주어졌다.

인내는 어느 정도 기억과 망각 사이의 비율과 관계한다.
시간의 한 시점을 과장하고 감정을 몰입하는 건 위험하다.
시간의 흐름이 관점과 반응의 강도를 조절한다.

사람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스스로는 통제되지 않는
끝모른 인간의 죄성으로 침몰한다.
그 심연을 더듬고자 한다면 결국 사망이 만져진다.

망각은 우리의 무모한 죄성에 제동을 건다.
끝장을 보려는 무모한 고집의 결박에서
정신의 느슨한 상태를 마련하는 것이 의외로 망각이다.

망각은 민감도를 조절하는 적당한 마취제다.
그 효력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어 유용성도 뛰어나다.
우리의 성정에 삽입된 망각은
우리 하나님의 역설적인 은혜이고 은밀한 섭리이다.

상실에서 얻는 유익이 상실을 압도하기 때문이다.
신경이 예민해질 때에 망각보다 더 좋은 자연산 마취제가 있을까나.

댓글 없음:

댓글 쓰기

댓글 남겨 주셔서 감사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