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27일 수요일

성경의 필요성

자녀와 대화할 시간이 빠듯하니 기회만 되면 학습에 들어간다. 오늘도 등교길 차 안에서 학습 유도용 질문을 던지고야 말았다.

아빠: 아들아, 성경은 왜 필요한 거냐?

아들: 글쎄요~~? 음~~ 말은 없어지고 바뀌니까 그렇지 않으려면 성경이 필요한 것 같아요.

아빠: 그렇지. 사람은 자신이 바뀌는 줄도 모르고 바뀌는데, 이는 자기가 머문 시대와 문화가 변해도 알아채지 못해서지. 말도 그렇단다. 활자로 박아두면 변질되지 않고 훨씬 오래가지. 성경의 또 다른 필요성은 없니?

아들: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에게 복음 전하기에 좋은 것 같아요. 급하면 다 보여주고 말해주지 못하니까 성경을 주고 오면 되잖아요.

아빠: 오호호, 그런 필요성은 나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거네. 맞다. 성경은 복음증거 필요에 부응하지. 복음 증거자가 혹 못났거나 잘못 전해도 사람 때문에 복음이 왜곡되고 거절되는 건 방지할 수 있겠네. 그런데 선지자나 사도에게 보이시고 말씀하신 것처럼 지금도 그러시면 안되냐? 왜 우리는 성경이야? 읽는 것도 힘들고 이해도 어렵잖아. 안그래?

아들: 아빠~~~ 보여주고 들려주면 너무 쉽잖아요. 제가 영화를 보면 아무런 생각도 없이 보거든요. 그런데 책은 생각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읽어요. 주님께서 좋은 걸 주시려고 그러시는 걸꺼에요.

아빠: 오랜만에 괜찮은 소리를 했네...흐흐흐, 흐뭇하다. 수학에도 풀리는 것보다 풀리지 않는 문제가 95%가 넘는단다. 인생도 동일하지. 헛갈리고 모순된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단다. 보이고 들리는 게 전부가 아니거든. 예수님도 보이는 대로 들리는 대로 판단하는 분이 아니라고 했다. 땅에 있는 것도 그러한데 보이지 않으시는 하나님과 천국은 어떨까? 쉬운 게 능사는 아니란다.

아들: 히힛, 오늘은 우리 싸우지 않았네요?

아빠: 이 녀석! 넌 아직 아빠와 싸울 감이 아니쥐~~~ ㅋㅋ 좀더 크면 상대해 주마~~~ God be with you today!

아들: Bye, I love you~~~

뻘콥이나 바빙크의 체계적인 성경론을 고스란히 전달해야 한다는 강박은 버렸다. 인격적인 대화에 딱딱한 체계를 들이대는 건 어울리지 않아서다. 그냥 일상 속에서 그때그때 최적의 진리 조각들을 심는 방식이 유용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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