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1일 금요일

하나님의 친절

하늘을 우러러 뭇별을 셀 수 있나 보라 (창15:5)

이는 천체의 움직임을 보고 인생의 미래를 예측하는 점성술 두둔용 멘트가 아니다. 시간의 역사가 지속되는 동안 변하지 않을 외적 증거로서 마치 언약의 무지개와 같은 용도로 하늘의 별들을 언급하신 거다. 칼빈은 청각적인 말씀에 시각적인 뭇별을 추가하여 귀와 눈의 공감이란 보다 효과적인 방식으로(efficacius) 아브람의 믿음을 돕고자 한 여호와의 친절로 이해한다. 아마도 보이지 않는 미래의 감추어진 것을 명확하게 설명하는 도구로서, 훤한 대낮에는 숨었다가 분주한 동작이 중단되는 야밤에 존재감을 발휘하는 별들의 기이한 광경(mirabile speculum)보다 더 좋은 게 없었겠다.

하나님 자신이 지고의 상급이란 말씀의 의미가 아직은 어두워서 아브람은 선물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당장 긴급한 현안으로 상속자 이야기를 꺼냈다. 씨를 주시지 않았다는 푸념과 함께 집에서 길리운 몸종이 후사가 될 수밖에 없는 실태를 토로한다. 집을 떠나라고 부르실 당시에 내거신 '너로 큰 민족을 이룬다'는 첫번째 공약이 대화의 밑바닥에 전제처럼 깔려 있음은 물론이다. 전체를 아시는 하나님은 아브람의 불안한 심경을 읽으시고 세월이 수정할 수 없는 뭇별의 중다한 수효를 보이시며 달래신다. 이에 아브람은 공약의 확고한 성취도 믿었을 것이지만 굳이 성경은 그가 '여호와를 믿으니 이를 여호와가 그의 의로 여겼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그리고는 '여호와가 누구다'는 어법으로 계시를 이어간다.

별은 긴 역사의 표상이고 그것의 존속은 하나님의 섭리이다. 뭇별의 항구적인 운행을 주관하는 분이 그것을 증거로 채택하여 언약의 불변적인 성취를 설명하는 본문에서 우리는 믿음의 대상이 하나님 자신이며 자신을 지고한 상급으로 주신다는 하나님의 언약을 읽는다. 다윗은 하늘에서 하나님의 영광이 선포되는 것을 들었고 궁창에서 그 손으로 하신 일의 계시를 목격했다. 하늘 이끝에서 저끝까지 운행하는 태양의 온기에서 피하여 숨은 자가 없다는 언급으로 하나님의 존재를 부정하는 그 누구도 핑계치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암시했다. 이사야는 해와 달과 별들이 더 이상 우리에게 비취지 않을 것은 오직 여호와가 우리에게 영영한 빛이 되며 하나님 자신이 우리에게 영광이 되실 것이기 때문이라 하였다.

별의 항구성을 근거로 하나님의 공약을 신뢰하는 것은 아직도 비유에 머문 신앙이다. 자연의 모든 항구적인 질서와 하나님의 언약은 믿음의 조상처럼 '여호와를 믿으니'에 이르도록 우리를 이끌고 설득하는 하나님의 친절이다. 하늘이 무너지고 땅의 체질이 녹더라도, 비록 하나님의 언약이 더디 성취된다 할지라도 흔들리지 않아야 하겠다. 태양도 빛이신 하나님 앞에서는 빛바랜 비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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