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22일 월요일

시편의 어법

누가 능히 여호와의 권능을 다 말하며
주께서 받으실 찬양을 다 선포하랴 (시106:2)

이런 싯구를 접할 때마다 뇌리에
만볼트급 전율이 관통하고 의식의 마비가 이어진다.
하나님의 광대한 권능에 대한 무뇌아에 가까운 나의 무지와
주께서 받으시기 합당한 찬양의 분량에
턱없이 모자라는 경배 불감증을 고소하는 듯해서다.

시인은 참 대단하다. 늘 이런 걸 지각하고 있나보다.
하나님에 대한 사랑과 갈망을 이런 어법으로 쏟아낸다.
시에 수사학의 호출은 당연한 것이지만
단순히 언어의 미학을 겨냥한 것만은 아닌 듯하다.
유한한 언어로 무한하신 하나님을 표상하는 모색의 산물이다.

이처럼 시편은 무한하고 광대하신 하나님을 노래하기 원하는
지극히 초라하고 유한한 나의 입술에 최상의 어법을 물려준다.
물론 언어의 빈곤이 극복되지 않으면 그냥 눈물을 머금는다.
촉촉한 무언의 노래가 때로는 더 감미롭기 때문이다.
날마다 다섯편의 시를 읽으면서 난 찬양을 조금씩 배워간다.

사랑이든 권능이든 지혜이든 주님은 정복되지 않으시니
찬양이 마를 수 없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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