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12일 금요일

창세기 1장 1-3절 삼위일체

창세기 1장 1절에는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신' 이야기가 나온다.

'하나님'은 복수이고 '창조하다' 동사는 단수이다. 그리고 3절에는 '하나님이 가라사대' 구절이 나오는데, 여기서도 '하나님'은 복수이고 '가라사대' 동사는 단수이다. 히브리어 성경은 이런 불협화음(?) 문법을 그대로 두었고 70인역 헬라어 성경은 모두 단수로 처리해서 번역했다. 그런데 2절에는 '여호와의 신'이 나오는데 여기서도 '여호와'는 복수이고 '신'은 단수이다. 우리는 삼위일체 하나님을 믿고 있다. 그런데 이 창세기 첫부분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만약 '하나님(엘로힘)'이 복수이기 때문에 세 위격들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그 '하나님(엘로힘)의 신'은 네번째 위격으로 해석해야 하는가? 아니면 '엘로힘' 안에 언급된 세번째 위격을 강조하기 위해 반복적인 언급을 한 것인가? 아니면 '엘로힘'은 성부와 성자만을 말하는 것이고 그 엘로힘의 '신'은 세번째 위격인 성령을 일컫는 것이라고 이해해야 하는가?

이처럼 창세기 첫부분에 등장하는, 인간의 상식과 합리성이 고개를 숙여야 하는 단복수의 신비로운 조합에 대하여 칼빈은 사벨리안 오류(성부 성자 성령은 한 위격(one hypostasis)이다)를 지적하며, 그 단어(엘로힘)의 복수성은 비록 삼위일체 하나님을 떠올리게 하는(revocat) 기능도 있지만 하나님의 많은 권능(multas Dei virtutes)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즉 엘로힘은 하나님 자신을 가리키는 말이지만 하나님의 영원한 실체에 내재된 능력(potentiam quae in aeterna eius essentia inclusa fuerat)을 나타내는 말이라고 하였다. 성경 전체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을 모두 창조자로 언급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이런 분명한 사실에 기초하여 애매하게 보이는 구절을 해석해야 함이 마땅하다.

1) 그렇다면 창세기 초두에서 언급된 '엘로힘'은 삼위일체 하나님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데, 그 '엘로힘의 신'도 언급되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 말하는 엘로힘은 '성부'와 '성자'로 보는 것이 무난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또한 엘로힘을 성부 성자 성령으로 본다면 '엘로힘의 신'은 어떻게 해석해야 하느냐의 난관에 봉착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것을 엘로힘의 신은 '하나님'이 아니라는 배타적인 성격으로 이해하면 안될 것이다.

2) 한편으론 이런 해석도 가능할 것이다. 즉 하나님은 영이시기 때문에 '엘로힘의 신'에서 '엘로힘'과 '신'을 동격으로 이해할 때 '엘로힘'을 세 위격으로 규정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엘로힘(성부 성자 성령)은 영이시다. 이것을 '엘로힘의 신'이라고 표현한 것이라 주장해도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 어떠한 해석을 취하든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신앙을 흔들지는 못한다. 그렇다고 혹여나 여기서 이러한 생각을 교리가 성경의 권위를 장악한 결과라고 비방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성경 전체가 말하는 바를 종합하여 표현한 것을 '교리'라고 의식하며 그렇게 묘사한 것이기 때문이다. 즉 성경 전체라는 큰 문맥에서 애매한 구절들을 조명하는 식의 해석학적 방법론을 '교조적인 접근'인 것처럼 매도하지 말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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